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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역량 가운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실행이 잘 안되는 것이 있다면 임파워먼트(Empowerment)라는 생각이 든다. IBM연구소에서 64개국 1,700여 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탁월한 기업성과를 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임파워먼트를 꼽았다. 그런데도 경영자들을 코칭하다 보면 임파워먼트를 실패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첫 번째 경우는 너무 세세하게 간섭하는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의 경우다. 리더가 지시일변도이고 세세하게 간섭하다 보니 구성원들은 점점 수동적이게 되고 리더는 일이 점점 많아져 번아웃되기 십상이다. 특히 이런 리더는 일상적인 운영 업무에 허덕이다 보니 정작 챙겨야 하는 중요한 업무를 놓치게 되고, 항상 긴박하게 일처리를 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게 된다.


두 번째는 구성원들을 너무 배려하다 보니 직원들의 불평은 많지 않은데 성과가 나지 않는 경우로, 구성원들의 동기부여와 몰입을 유도하기가 어렵다. 구성원을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과제를 부여하고,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을 육성하고, 좋은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리더의 미션이라는 점을 놓친 경우다.


세 번째는 권한위임을 하되 방치해 놓는 것이다. 이 역시 권한위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기계장비를 생산해서 글로벌하게 판매하는 D 사의 해외 CS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의 사례가 떠오른다. 부하 직원 중 의욕이 높고 영어도 뛰어난 직원에게 해외 몇 개국의 CS업무를 맡겼는데, 6개월이 지나 보니 관리가 엉망이어서 난감했다는 것이다. 물론 부하직원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력이 검증되기 전까지는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보고하게 해서 지원을 받도록 지침을 줄 필요가 있다. 책임을 맡은 부하직원은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적절한 보고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최악을 결과를 내게 된 것이다.


임파워먼트를 흔히 권한위임이라고 번역을 하고 있지만 적절한 번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임파워먼트가 권한위임이라는 의미를 포함하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임파워먼트는 구성원이 일의 동기, 일할 능력, 책임감을 갖게 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구성원을 신뢰하고 그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도와주는 것이다.


효과적인 임파워먼트를 위해 유의할 점을 정리해 보면,


첫째, 임파워먼트를 부하직원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반만 맞는 말이다. 임파워먼트의 핵심은 리더가 보다 중요한 전략적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마음과 시간의 여유를 확보하기 위한 리더의 핵심 스킬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둘째, 임파워먼트는 업무의 질과 구성원의 업무몰입도를 높여 더 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경영 스킬이라는 점이다. 요즘과 같은 VUCA시대에는 리더가 모든 것을 알고 올바른 방향이나 해결책을 제시하기 불가능하다. 따라서 리더가 구성원의 역량과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결집하는 지혜와 리더십이 중요해진다.


임파워먼트를 효과적으로 할 경우 리더의 시간 확보, 성과창출과 인재육성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된다. 일석삼조의 경영 비책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임파워먼트는 상황과 구성원의 역량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명확한 지시가 중요해지고, 구성원들의 의식과 역량 수준이 낮을 때는 지시적인 리더십이 필요하고 효과적이다. 그러나 부하육성을 통해 전반적인 임파워먼트의 수준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점을 리더들은 잊지 말아야 하겠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bhkim1047@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