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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수록 잘 한 일이 하나 있다. 운동을 하기로 결정하고 꾸준히 이를 실천한 일이다. 4년이 넘어간다.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은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한다. 섭생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저녁을 많이 먹는 것, 술 같은 것은 되도록 피하려 한다. 일주일에 한번은 트레이너에게 코칭을 받는다. 자꾸 자세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잘못된 방식으로 운동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내가 운동한 계기는 오십견과 퇴행성관절염 때문이다. 여러분에게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겠는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다 나이 들어 오는 병이야. 병원 다니고 치료 받으면 다 낫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근데 트레이너와 운동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오십견과 퇴행성 관절염 둘 다 운동을 하지 않아 생기는 병이다. 인간의 몸은 점차 나빠지지만 운동을 하면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관절염도 주변의 근육을 키우면 좋아진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다 좋아졌다. 지금 생각하면 오십견과 관절염은 문제가 아닌 운동을 안 해 일어난 현상이었다. 문제는 생활방식이다. 그 말은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이런 종류의 현상은 계속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헬스장에 오래 다니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보게 된다. 대부분은 변화가 일어난다. 6개월 사이에 완전 다른 사람으로 변한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을 보면 자신감이 넘치고 보는 사람도 흐뭇하다. 3년 넘게 다녔지만 변화가 없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점점 더 살이 찌는 것 같다. 한번은 트레이너에게 그 사람은 왜 그런지 물어봤다. 트레이너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볼 때는 먹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프로젝트성의 일을 하는 사람인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는 걸로 푸는 것 같아요.” 그 얘길 들은 내가 그런 얘길 하라고 그랬다. 그랬더니 “그 부분은 아예 얘기를 꺼내지 못하게 해요. 개인의 프라이버시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자신도 변화가 없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합니다. 그래도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면서 계속 하긴 합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하니 다행이지요. 저렇게 먹고 운동까지 안 하면 그게 정말 문제지요.”

사람은 누구나 문제를 갖고 있다. 나 역시 그러하다. 그렇다면 문제란 무엇일까? 문제 問題를 뜯어보면 물을 問에 제목 題이다. 제목이 뭔지를 묻는다는 뜻이다. 題를 다시 한번 분해하면 옳을 시 是에 머리 혈 頁이다. 옳은 것을 맨 앞에 내세우는 것이 제 題인 것이다. 결국, 문제의 정의는 무엇이 옳은지를 묻는 것이다. 영어로 문제는 Problem이다. Problem은 앞으로를 의미하는 pro와 던지다를 의미하는 ballein 의 합성어이다. 앞으로 던진다는 말이다. 문제란 앞으로 던지는 순간 해결된다는 것이다. 둘을 종합하면 이렇다. 문제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문제는 문제가 아닌 잘못된 그 무엇으로 인한 현상이다. 문제가 생기면 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라. 그럼 그들이 해결책을 줄 것이다.

예전 내 상사는 늘 “You don’t know what you don’t know”라면서 직원들을 놀려댔다. 당신들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 분은 항상 문제가 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하게 알면 해결은 별로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정확하게 파헤쳐진 문제점은 반은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란 별명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있다. 성한 구석이 거의 없다. 물론 타고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기인한 것이다. 걷지 않고, 운동하지 않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좋아하고, 불규칙하게 생활하고 등등… 그러다 보니 안 가본 병원이 없고 의학관련 정보는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이런 걸 많이 안다고 건강해질까? 내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질병들은 생활습관의 잘못으로 인한 현상이다. 문제는 생활습관이고 병은 현상일 뿐이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한다. 근데 대부분은 생활습관은 그대로 둔 채 현상만을 고치려 한다. 당연히 현상은 재발한다. 여러분은 현재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가? 혹시 그 문제점이란 게 정말 문제점이 맞는가, 혹시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은 아닐까? 당신이 가진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완전하게 파헤쳐라. 그럼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kthan@assist.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