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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싸울까? 인간이든 동물이든 중요한 것 때문에 싸운다. 중요도가 높을수록 갈등의 양상도 훨씬 심각해진다. 그럼,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해관계나 신념·가치도 중요하지만, 인간 세상의 모든 심각한 갈등을 깊이 파보면 진짜 중요한 것은 따로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안전(안보), 정체성, 자결권, 인정. 갈등해결학에서는 이 네 가지를 ‘인간의 기본적 니즈’(Basic Human Needs)라고 한다. 그중에서 우리 삶과 일터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것이 ‘인정(Recognition)’이다. 우리가 직장에 다니고 일을 열심히 하는 건 단지 월급 때문만은 아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특히 강한 것이 인정의 욕구다. 조직의 리더가 늘 염두에 두고 챙겨야 할 것도 직원들의 ‘인정받으려는 욕구’다. 갈수록 인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기법도 발전하고 있다. 美갤럽 연구에 의하면, 직원에 대한 ‘인정’을 중요한 전략적 우선순위로 설정하는 최상위 리더의 비중이 2022년에는 19%였는데, 2024년에는 42%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직원 인정 관련 소프트웨어 산업도 현재 190억 달러 규모로 커졌는데, 2035년에는 500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정’은 이렇게 일부 관련 산업만 해도 수천억 원에 이를 정도로 영역이 방대하고 ‘인정 욕구’의 수준과 대상, 충족 방법도 다양한데, 주위 사람에게서 알아줘야 할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콕 찍어 알려주는 시가 있다. ‘Success’란 제목의 영시다. 시는 ‘자주 많이 웃는 것(to laugh often and much)’부터 시작해, ‘세상을 내가 살기 전보다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떠나고, 내가 살았음으로 해서 어느 한 생명이라도 숨을 좀 더 편히 쉴 수 있게 되었음을 아는 것’으로 끝난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은 중간에 나오는 “to find the best in others”다. 주위 사람들에게서 본인도 미처 모르고 있을 가장 좋은 점을 찾아내고 알아주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소중한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최근 호에 눈길을 끄는 글이 실렸다. 리더십 전문가 잭 머큐리오가 쓴 ‘The Power of Affirmation at Work’란 기사다. 키워드인 affirmation은 우리말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HBR 한국판에선 ‘확언’이라고 번역했으나, 여기서의 의미는 그와 좀 다르다. 가까운 용례가 affirmative action이다. 트럼프 이전 미국 역대 정부에서 사회통합을 위해 사회적 소수 그룹에 대해 취했던 ‘적극적 우대 조치’를 뜻한다. 단순히 차별 금지를 넘어, 소수 그룹이 진정 평등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법·제도를 정비하고 입학, 고용, 복지 서비스 등에서 적극적인 우대·지원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다. 리더십·코칭 분야에서 affirmation은 그 사람이 지닌 고유의 긍정적 가치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지지·격려함으로써 더욱 강화되고 더 잘 발휘하도록 하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짧게 줄이자면, ‘긍정적 강화’, ‘적극적 지지·격려’라고 할까. 특히 이런 접근법이 필요한 쪽은 MZ세대들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아가 약하고 잘 부서지는 경향이기에, affirmation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실체와 특성을 잘 이해하고 단단하게 함으로써 풍파에도 굳건히 버티고 아름드리나무로 커가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가장 활용도가 높은 곳은 강점 코칭 분야다. 리더나 코치가 그 사람의 진정한 강점을 파악해 인정해 주고 더욱 굳건히 잘 발휘하도록 할 때 affirmation 기법을 활용하면 무척 유익할 것이다. 자신의 강점은 美갤럽 강점진단을 통해 대략 알 수 있지만 자기 응답형 진단 결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 주위 동료나 상사는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그 사람의 강점 혹은 최선의 것(the Best)은 무엇이고 언제 어떻게 발휘되고 있는지 말해주면 그 이상 반갑고 고마운 일도 없을 듯하다. 이를 통해 그 사람과 리더, 그리고 조직 모두 함께 진정한 ‘성공’에 이르게 될 가능성도 훨씬 높아질 터이고. * 칼럼에 대한 회신은 kanghalla@hanmail.net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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