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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사가 조직 문화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워크숍엔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특별히 선정된 변화의 리더들이 참석했는데 “업무도 바빠 죽겠는데 조직 문화가 웬 말이냐”라는 불평도 나왔습니다. 특히 참석자 중 한 분은 본인은 회사에서 존재감도 없고 영향력이라고는 없는데 어떻게 변화의 리더가 되겠냐며 스스로를 조직의 ‘먼지 같은 존재’라 표현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끌어냈습니다. 그때 저는 불쑥 청소기가 떠올랐습니다. 청소기의 흡입력이 예전만 못해 수명이 다했나 싶을 때 필터를 청소해 주면, 예전처럼 먼지를 잘 빨아들이는 경우 말이에요. 기계만 그런 게 아닙니다. 조직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부정적인 분위기, 냉소적인 말투, “안 될 거야”, “그건 내 일이 아니야” 같은 태도가 계속 쌓이면 조직은 서서히 제 기능을 잃습니다. 조직 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고 즉각적인 결과가 드러나지 않기에 뒷전으로 밀리기 쉽습니다. 공기처럼 늘 곁에 있지만 그 가치는 쉽게 잊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공기가 탁해지면 숨쉬기 어렵듯, 조직 문화가 부정적이면 업무 환경이 어렵고 누군가 회사를 선택하거나 떠나게 만드는 결정적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청소기 필터를 매번 청소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고장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먼지가 계속 쌓이다 보면 결국엔 본체의 성능이 떨어지고, 심하면 기계 자체가 망가질 수도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일부 회사원은 영업, 마케팅, 고객 확보처럼 ‘돈을 버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요하지요. 회사는 애초에 영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그러나 그 영리, 성과를 가능하게 한 지원 부서, 옆 사람은 전혀 인정을 못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공급업체에 갑질을 해도,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해도 성과만 내면 괜찮다는 분위기가 되면 어떻게 될까요? 경쟁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타 부서와 경쟁하는 부서 이기주의가 팽배하게 되면 또 어떨까요?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깨닫게 됩니다. 회사의 분위기, 전반적인 조직 문화가 장기적인 회사의 성과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저는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직 문화’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는 것이 그 어떤 교육보다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의 “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문화는 전략을 아침으로 먹는다.)를 인용해야겠네요. 아무리 정교한 전략이나 비전을 세워도 문화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조직 문화를 간과한 채 전략과 비전만 외치는 것은 먼지로 막힌 필터는 그대로 두고 청소기의 세기 조절 버튼을 올리는 것과 같습니다. 조직 문화 변화의 리더로 뽑혔으나 스스로를 ‘먼지 같은 존재’라고 표현한 분께 어떤 말을 전할 수 있을까요? 저는 “먼지는 작고 미약해 보이지만, 쌓이면 기계를 멈추게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제때 털어내면 시스템 전체가 다시 원활하게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기왕이면 털어내야 하는 먼지보다, 그 먼지를 감지하고 걸러내는 조직 시스템의 필터가 되어 공기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으로 성장하시길 바랍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변화의 리더들이 만들어갈 변화의 바람이 조직 곳곳을 순환시키기를, 그 과정이 그분들의 리더십 성장 여정에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이 바로 조직 시스템의 필터를 청소할 때입니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jyyoon7@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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