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셨나요? 올해는 푸른 뱀의 해입니다. 뱀은 다층적인 상징을 지닌 동물입니다. 지혜의 아이콘으로 불리지만 간교함의 대명사로 치부되기도 하고,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으로 여겨지지요.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리더로서 우리는 뱀에게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뱀은 우리에게 생존과 적응, 치유의 지혜를 가르칩니다. 첫째, 혁신과 성장: 허물을 벗는 용기 뱀은 생애 동안 여러 차례 허물을 벗습니다. 새끼 뱀일 때는 1년에 15번, 성체가 되면 1년에 1~8번 허물을 벗으며 성장하지요. 이 과정은 뱀의 생존과 재생의 핵심 비결입니다. 철학자 니체는 “낡은 허물을 벗지 못하는 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없다”라고 말했듯,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속 가능한 경영은 과거의 성공 모델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90년 전통의 장난감 기업 레고는 단순히 블록 장난감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증강현실(AR) 놀이와 성인 시장 확장이라는 과감한 혁신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우리 조직이 벗어야 할 낡은 허물은 무엇인가? 과거의 어떤 성공 모델이 오늘의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가? 둘째, 핵심가치 집중: 뱀발(사족) 없애기 ‘사족(蛇足)’이라는 고사성어는 뱀에 쓸데없는 발을 그려 넣다가 본질을 훼손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뱀은 발이 없기 때문에 땅을 기고 나무를 타며 유연하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생물학자들에 의하면 퇴화가 아닌 진화의 결과입니다. 브랜드 경영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핵심 가치, 강점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할 때, 조직의 본질과 경쟁력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스타벅스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이라는 하나의 키워드에 집중해 전 세계 커피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가 덜어내야 할 ‘뱀발’은 무엇인가? 우리 조직이 집중해야 할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셋째, 치유와 재생: 균형 잡힌 리더십 세계보건기구(WHO)의 로고를 떠올려 보십시오.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오스가 쥐고 있는 지팡이에 뱀 한 마리가 똬리를 틀며 기어오르고 있는 모습과 흡사하지요. 로고에 등장하는 뱀이 지팡이를 휘감은 모습은 고대부터 치유와 재생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뱀은 생과 사, 독과 약이라는 대립적 속성을 동시에 품으면서 균형을 이뤄내는 존재입니다. 조직의 리더로서 우리는 균형 잡힌 리더십을 통해 조직을 치유하고 재생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리더의 역할은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공감과 치유의 리더십으로 분열과 침체에 빠져 있던 조직을 세계적 고성과 조직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균형 잡힌 리더십은 조직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우리 조직이 가장 먼저 치유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이를 위해 조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가? 푸른 뱀의 해인 올해는 결코 순탄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뱀처럼 허물을 벗는 용기와 강점에 집중하는 단순함, 균형 잡힌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푸른 뱀의 지혜를 마음에 새기며 만사(萬蛇)가 형통하는 한 해를 만들어 갑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blizzard88@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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