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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세대 소통하면 꼰대 타파, 꼰대 탈피론만 연상한다. 요즘은 꼰대 마니아보다 꼰대란 말을 듣길 두려워하는 꼰대 포비아가 문제인 경우도 많다. 우리 조직에 필요한 리더 유형은 줏대 있는 리더다. 품어야 할 때 품고, 쪼아야 할 때 쫄 줄 아는 게 진짜 리더다. 리더의 소통은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이 둘을 엇갈리거나 헷갈리거나 기울게 할 때 문제다.


세대 소통엔 크게 5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쪼기만 하고, 품지 않으면 핏대다. 늘 이글이글 분노와 불평으로 이마의 힘줄만 울끈불끈 솟는 유형이다. 품지 않으면서 쪼기만 하는 리더의 문제점은 하도 많이 지적돼서 따로 말할 필요가 없다. 이들 리더는 반짝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장된 성과인 경우가 많다. 성과를 입에 달고 다니지만 진정한 성과의 의미가 무엇인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가 하버드 의대 병원을 대상으로 연구한 조사결과에서 핏대 팀장의 팀 의료사고율은 민주적 리더십 팀과 비교해 1/8로 나타나 표면적으로 좋아 보였다. 알고 보니 핏대 리더 팀은 질책이 무서웠기 때문에 사고를 보고하지 않았던 반면 민주적 팀은 어떤 보고를 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이 보장되어 자잘한 보고도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둘째, 광대는 품기만 쪼지 않는 경우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너희가 옳아, 밀레니얼은 이렇대”라며 무조건 비위를 맞추고자 하는 경우다.


셋째는 멀대 유형으로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하며 같은 월급쟁이 처지를 입에 달고 다닌다. 사건이 터지면 ‘나 그럴 줄 알았지’ 하며 후견지명을 자처한다. 광대와 멀대형 리더들은 자신들이 앞서가는 리더, 좋은 리더라고 착각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MZ 세대들이 조직에서 중시하는 것은 ‘성장 경험’이다. MZ 세대는 참견과 호통엔 거부감을 가지지만 맹점과 허점을 지적해 주는 피드백엔 목말라한다. 리더들의 월급엔 구성원의 성장 수당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넷째는 갈대 유형으로 책 한 권, 강의 한번 듣고선 오락가락하는 변덕 유형이다. 구성원 입장에선 이들이 같이 일하기에 가장 어렵다. 차라리 핏대는 일관성이라도 있지만 갈대 리더는 같은 행위에 대한 판단과 반응이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 변덕 리더가 악덕 리더보다 더 힘들고, 번아웃을 일으킨다. 기분보다 기준을 제시하자.


끝으로 줏대형이다. 줏대형은 해야 할 일과 안 해야 할 일의 기준이 분명하다. 리더의 기분을 살피기보다 기준을 정해준다. 리더의 눈치를 보기보다 코치(coach)를 통해 맞춤형 성장을 해주고자 노력한다. 진정한 세대 소통은 비위를 맞추기보다 호흡을 맞추는 데 있다. 지금 우리 조직에 필요한 리더는 광대, 멀대, 핏대, 갈대가 아닌 줏대 리더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blizzard88@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