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뮤지컬배우 옥주현은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즐겁게, 오랫동안 하기 위해 밥 먹듯 연습하고 숨 쉬듯 연구한다고 한다. 핑클의 메인 보컬에서 뮤지컬 디바로 우뚝 선 그녀는 필요한 음색을 내기 위해 섬세하고 얇은 목 근육을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사용한다고 한다. 주어진 무대의 역할에 맞는 소리를 정확하게 내기 위해서는 언어의 이미지를 상상하고 구조를 파악한 뒤, 성대 주위에 있는 근육을 섬세하게 느끼며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대 주위 근육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나로서는 좋아하는 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녀가 존경스럽다. 그녀는 목 근육을 섬세하게 조정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의 모든 루틴과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 의도적인 노력과 투자가 그녀의 현재를 만든 것이다. 나는 책이나 영화 속 멋진 리더들의 모습을 흉내 내려고 노력했다. 내가 진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그것이 내가 원하는 삶인지 고민하기 보다 남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애를 썼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내 주장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고집을 피우며 다른 부서와 대립했다. 겉으로 강한 척하며 속으로는 상대를 질투하고 경쟁했다. 디테일까지 챙겨야 한다고 부하들을 달달 볶다가 어느 날은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은근히 자랑하듯 바쁜 척하면서 열린 대화, 수평적 대화를 내세우고, 나를 찾아오지 않는 부하들을 용기 없다고 탓했다. 믿지 못하면서도 믿는 척하고, 염려되면서도 묻지 못하고 뒤에서 몰래 직접 일을 챙기곤 했다. 멋진 리더의 모습을 흉내 냈지만 결국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없는 것들은 오래 계속할 수 없었다. 순간의 멋지고 좋은 말, 멋진 행동들은 내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신뢰를 깎아 먹었다. 자기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흉내 내며 팔방미인이 되려고 해서는 즐겁게 오랫동안 계속할 수 없다. 옥주현뿐만 아니라, 사랑받고 존경받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오래 하기 위해 자기 강점에 집중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재능을 파악하고 그것에 투자하며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나 답지 않는 것, 억지로 하는 것들을 버려가며 삶을 단순화한다. 잘하지 못하는 것, 힘들고 어려운 것은 기꺼이 다른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실수와 실패가 부끄럽지만 숨기기 보다 오히려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 그런 점에서 리더는 실수와 잘못에도 불구하고 가장 자기 다운 모습으로 구성원의 용서와 선택을 받는 사람이다. 리더 생활을 즐겁게 오래 하기 위해서는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남들이 보기에는 힘들고 어려운 일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투자한다. 자신에게 그러하듯 구성원들의 강점을 찾아 탁월하게 발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회사에서 자신이 잘하는 것을 매일 할 수 있다면 회사에 오는 것이 즐겁지 않을까? * 칼럼에 대한 회신은 jongkim1230@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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