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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운동하는 이유가 다르다. 천차만별이다. 마음껏 먹기 위해서 운동한다는 사람이 있고, 술이 목적인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보여주기 위해 운동한다. 또 어떤 이는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운동한다. 운동하지 않으면 유약한 사람이 되기 때문에 운동하는 것이다. 강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다. 그가 한 말이다.


“강한 사람은 절제를 잘 하는 사람입니다. 강한 사람은 먹고 싶은 유혹을 잘 뿌리치고, 바쁜 시간 틈틈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합니다. 약한 사람은 유혹에 쉽게 넘어가며 온갖 이유를 대며 운동도 거부합니다. 강한 사람은 살찐 자신을 용납하지 않고, 조금만 몸에 이상 시그널이 오면 음식을 줄이고 운동을 시작합니다. 약한 사람은 살이 찌고 온갖 문제가 생겨도 그런 상황을 잘 견딥니다. 아니, 그런 자신을 용서하고 받아들입니다.
전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운동합니다. 운동하면 몸이 강해지고, 몸이 강해지면 정신도 강해지고 자제하는 힘이 생깁니다. 약한 사람은 몸이 허약하고, 정신력이 약한 사람입니다. 그럼 별거 아닌 일에 걸려 넘어집니다.” 참 인상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난 어떤 이유로 운동을 할까? 처음에는 오십견을 고치기 위해 헬스장에 갔다. 아내가 몇 달치 헬스비를 지불했기 때문에 안 할 수 없었다. 자발성은 제로였고 오십견만 나으면 그만 두겠다고 생각했는데 몇 달 하다 보니 습관이 됐다. 운동을 하면서 오십견이 나았다. 그렇게 병원을 다녀도 낫지 않던 오십견이 치료를 위한 몇 가지 어깨운동을 하면서 낫기 시작했고 참 신기했다.


운동을 계속하게 된 최고의 이유는 몸의 변화 때문이다. 난 허벅지와 다리가 가늘어 늘 딸들로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다.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근육운동을 하면서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허벅지는 단단해지고 허리는 가늘어졌다. 가슴은 넓어지고 팔뚝도 두꺼워졌다. 두부살 같은 몸이 조금씩 근육질로 바뀌는 걸 느꼈다. 운명으로 생각했던 똥배도 서서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운동을 계속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변화를 감지하지 못 해서인데, 만약 나처럼 몸의 변화를 경험하면 달라질 수 있다. 처음에는 내가 변화를 감지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사람들이 내게 일어난 변화를 감지한다.


그 다음엔 행복하기 위해 운동했다. 누군가 내게 언제 가장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난 운동하고 샤워하고 걸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힘든 근육운동을 하고 찬물샤워를 하고 옷을 입으면 엔도르핀이 나오기 시작한다. 운동한 몸으로 걷기 시작할 때 바깥 바람이 그렇게 상쾌할 수 없다. 엔도르핀이 쏟아지는 느낌이다. 이건 본인이 직접 경험해봐야만 느낄 수 있다.


요즘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요즘 내게 운동은 신성한 의식이다. 난 이를 운동재계라고 부른다. 목욕재계는 무언가 중요한 일이 있기 전 몸을 정화시키는 과정인데 내게는 운동이 그렇다. 운동재계는 하루를 경건하게 시작하고, 타인을 만나기 전 내 몸을 정화하는 리추얼이다. 내게 새벽 글 쓰는 시간은 뇌를 운동시키는 시간인데, 운동은 뇌 대신 몸을 움직이게 하는 시간이다.


운동을 하면서 난 나와 얘기한다. 하루 계획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할 일에 대해 점검한다. 오늘 만날 사람에 대해 생각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시작하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과 운동재계 후 생활하는 건 많이 다르다. 내게 운동은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하는 시간을 넘어섰다. 귀하고 신성한 의식이다. 새로운 하루를 여는 나만의 의식이다. 또 다른 나를 만나고 동시에 신을 만나는 시간이다. 그래서 운동재계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kthan@hans-consulting.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