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이 안 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코칭을 배우고 난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땐 난감하다. 이 말속엔 ‘코칭, 그거 별로 효과 없던데.’하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어떻게 코칭했습니까?’라고 묻는 건 최악이다. ‘당신이 코칭을 잘 못했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라고 오해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셨군요. 코칭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있었군요.” 이게 현명한 대응이다. 그러면 대체로 이렇게 반응한다. “아니, 코칭 자체가 효과가 없다는 게 아니라, 그 친구가 문제가 있어서 코칭이 잘 되지 않은 겁니다.” 그렇다. ‘그 친구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게 바로 코칭이 통하지 않는 이유다. 코칭이란 상대방이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잘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코칭은 애당초 성립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구태여 코칭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코칭은 상대방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 위에서 출발한다. 자신이 코칭하는 사람의 가능성을 믿지 않으면 코칭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저 친구는 안 돼! 저 친구는 발전 가능성이 없어! 저 친구는 코칭한다고 달라질 게 없어!’ 이렇게 생각하는 게 바로 코칭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다. 코칭이 안 통하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가능성을 믿지 않는 코치가 있을 뿐이다. 코칭을 하다보면 실행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 코치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코칭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 사람 뭐야? 약속도 안 지키고 의욕도 없고, 이렇게 해서 코칭 성과가 나겠어?’ 코치가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코칭은 삐걱거린다. 코치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코칭에 반영된다. 고객도 알아차린다. 그렇게 되면 코칭은 더 미궁에 빠진다. D부장은 일을 아주 쉽게 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업무량도 많은데 별로 바빠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여유 있어 보인다. D부장은 항상 목표를 달성한다.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D부장의 대답은 이랬다. “저는 직원들에 대한 호기심이 많습니다. 저 친구는 어떤 일을 할 때 보람을 느낄까? 저 친구는 어떤 일을 좋아할까? 저 친구는 어떤 일을 싫어할까? 저 친구의 장점은 뭘까? 이런 호기심을 가지고 직원들을 대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직원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게 되어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직원들은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합니다. 그리고 일을 맡기고 나면 믿고 기다립니다. 중간에 불필요한 개입을 하지 않습니다. 기다릴 땐 때론 두려움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리더가 그 시간을 이겨내지 못하면 직원들은 성장하지 못합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믿고, 맡기고,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내는 게 저의 비결입니다.” 코치들도 호기심이 많다. ‘이 사람의 꿈은 뭘까? 이 사람은 어떤 공헌을 하고 싶을까? 이 사람은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을까?’ 고객에 대한 호기심은 질문으로 이어진다.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요?’ 코치의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지금 하는 일을 통해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가요?’ 코치의 질문을 때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은 무엇인가요?’ 코치의 질문은 행동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고객에 대한 호기심은 질문으로 이어지고 질문은 강점과 역량을 이끌어낸다. 호기심은 강력한 코칭비결이다. D부장은 직원들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장점을 찾아내고, 믿고 맡긴다고 했다. 코치도 마찬가지다. 고객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방법을 찾아내고, 더 잘할 수 있다고 믿고 기다린다. 상대방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상대방의 발전 가능성을 굳게 믿는 것, 이게 바로 성공의 요체다. 불교에선 ‘신해행증(信解行證)’의 순서를 지켜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신해행증이란 ‘믿고, 이해하고, 행동해서, 증명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믿음이다. ‘자신이 원래 부처’라는 걸 믿는 것이다.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깨달음에 이르기 어렵다. ‘나 같은 중생이 어떻게 부처가 될 수 있어? 말도 안 돼!’ 중생의 생각이다. 자신이 원래 부처라는 걸 믿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생각으론 한 치도 깨달음의 길로 나아갈 수 없다. ‘내가 지금 비록 부처의 경지에 이르진 못했지만, 원래 부처의 성품이 있어서 수행을 통해 곧 부처가 될 수 있어. 나는 원래 부처야.’ 이렇게 생각하는 게 부처의 생각이다. 이런 생각의 바탕 위에서 비로소 부처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자신이 곧 부처라는 걸 믿는 게 깨달음의 출발점이다. 깨달음! 코칭! 성과! 이 모든 건 믿음 위에서 비로소 출발한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iamcoach@naver.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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