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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이 어떻게 고성과를 만드는가?
작년 여름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제주도의 한 헬스클럽 대표인데 한달에 한번 서울에 와서 코칭을 받고 싶다는 거다. 내가 쓴 책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을 읽은 게 계기가 됐다고 했다. 코칭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코칭을 잘 아는 분들도 아닌데다가, 서울 제주를 오가면서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 뭔가 신선한 기상을 느끼며 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대표 포함 4인의 리더들이 한달에 한번 서울로 와서 팀 코칭을 하게 됐다. 그들이 범상치 않음을 아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90여명의 구성원들이 함께 읽은 독서 리스트가 일단 놀라웠다. 리더십, 조직관리, 자기개발에서 논어까지 함께 읽고 공부해왔다. 대부분 트레이너들이다. 코칭 중에도 새롭게 책을 추천하면 어김없이 읽고 소감을 나눴다.

가차없는 실행에 성과는 따라온다
이들은 남달랐다. 특히 실행력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나도 그동안 임원 코칭을 하면서, 실행 계획을 세우고도 너무 바빠서 혹은 여건이 안 되어 실천을 제대로 못했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 청년 리더들은 실행하는 데 핑계가 전혀 없었다. 한마디로 실행의 챔피언들이다. 오늘 서울의 코칭 시간에 구성원 일대일 면담을 하기로 실행 계획을 세웠으면 바로 다음 날 제주에서 일대일 면담을 했다고 단톡방에 올라왔다. 여러 사진도 올라왔다. 구성원 코칭 노트에 기록을 축적하자고 하면, 단 며칠만에 구성원 이름 하나하나가 겉장에 붙어있는 파일들이 딱 책상에 가지런히 정렬된 사진이 공유되었다. 이런 실행력, 변명도 없고 핑계도 없는 가차 없는 실행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정직하게 몸을 단련해온 체육인들이라서 그런가? 그렇다면 나는 체육인들을 존경하기로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작년 말 그들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헬스클럽으로서는 비수기인 12월임에도 사상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다. 관리자들이 구성원을 일대일로 코칭한 결과라고 그들은 말한다.

코로나로 전 산업이 타격을 받은 올해는 어땠을까? 헬스클럽은 심지어 코로나 때문에 셧 다운까지 했어야 했다. 이들은 그 와중에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4월에 1인당 매출로서 평균 대비 3배를 달성한 구성원이 나왔다. 팀 코칭에 참여하고 있는 리더의 소속 구성원이었다. 리더는 강점인 승부 테마를 최대로 활용하였다고 하며, 자신이 성과를 낸 것보다 그가 코칭한 직원이 최대 성과로 챔피언이 된 게 그렇게 기쁘더라며 감동을 전했다. 8월에는 계획한 대로 새로운 지점을 런칭했다. 지난 주에는 더 극적인 얘길 들었다. 평균 대비 무려 5배의 매출 성과를 낸 챔피언이 배출되었다는 것이다. 리더들은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그런 성과는 본인들도 내보지 못했다고, 다 함께 경탄을 하는 중이라고 말이다.

강점으로 가속도를
올해 초에는 이들이 또 일을 냈다. 미국 Gallup의 강점코칭 고급과정(ASCC) 한 클래스를 이 헬스클럽 관리자들 자체 교육으로 연 것이다. 솔직히 한국에서는 웬만한 대기업도 못하는 일이었다. 예산도 많이 들고, 관리자를 모아 5일간 교육한다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점코칭이 효과가 있다고 믿은 그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지난 2월에 20명의 리더들을 모두 강점코칭 고급과정을 완료했다. 뿌듯하고도 놀라웠다. 제주의 한 호텔에서 하나같이 어깨가 넓고 단단한 청년들이 둘러앉아 5일 교육을 받던 광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들을 만나면 기세가 느껴진다. 기세, 에너지는 보이지 않지만 실재한다. 서로 주고 받고 영향을 준다. 한번은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를 이 팀 코칭에 초대하여 소개했다. 준오헤어의 인재 개발에 대한 열정, 독서 경영, 지혜롭게 구축된 비즈니스 모델을 배우는 것은 커다란 영감으로 다가왔다. 네트워킹과 영향력, 지적 자극은 덤이었다.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또 큰 자원이 되어준다는 걸 실감했다.

이들과 함께 해온 팀 코칭도 1년이 넘었다. 나는 언젠가 이들과 함께 이 스토리를 책으로 쓰고 싶다. 그렇게 말하면 아직은 겸손한 답변만 돌아올 뿐이지만, 왜 아니겠는가?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헌신해 보고 남이 아닌 자신을 변화시켜가는 청년들의 스토리는 공유할 가치가 충분히 있지 않을까.

내가 코칭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코칭은 코치와 코치받는 사람을 함께 성장시키는 상호 발전적(inter developmental)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다. 이들과 함께 하는 여정에서 내가 배우고 깨달은 것을 돌아보면 내가 이들에게 코칭료를 내야 할 것 같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elenko@coachingi.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