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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성리더십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가지이다. 첫째는 두 딸의 아빠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딸들을 지켜보며,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빠의 바람과는 달리 딸들의 사회 초년은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직장에서의 보이지 않는 차별과 출산, 육아 등 경력개발의 장애요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대기업의 CEO로 근무할 당시 조직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여성리더 양성에 많은 힘을 쏟았고 큰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승,진급을 할 때 존재하던 보이지 않는 벽을 과감하게 철폐하고 비전을 품고 업무에 몰입하여 성과를 내는 여성관리자들을 적극 발탁했다. 이는 현장의 분위기를 바꾸고 성과를 높이는 촉진제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아직 여성 리더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2017년 5월 국제 여성기업 이사협회가 아시아.태평양지역 20개국의 대기업이사회 여성 임원 비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이 12.4%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2.4%로 조사대상국 중 최하위였다고 한다. 유럽 500대 기업이 30%, 북미 500대기업이 20%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가야할 길이 매우 멀어 보인다. 여성 리더의 육성을 위해서는 사회적 관념과 제도의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우수한 여성 리더를 만나보니 무엇 보다도 여성 스스로가 자신에게 내재된 잠재력과 리더십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여성 리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2가지 신드롬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는 강한 리더 신드롬이다. 즉 많은 여성들이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십을 갈망한다. 여기서 카리스마란 강력한 리더십, 똑 부러지는 언변, 남성 못지않은 터프함을 뜻한다. 실제 현장에서 남성을 능가할 정도로 터프한 여성 리더들을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그런 리더 아래서 일하는 직원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불만이 무척 많은 것을 목격 한다. 현 시대에서 그런 카리스마 리더십만으로는 지속적인 성공을 하기 어렵다. 두번째는 여왕벌 신드롬이다. 여왕벌은 벌집 안의 유일한 권력이다. 다른 여왕벌이 벌집에 들어오면 바로 응징에 들어간다. 이런 관념 때문에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인식이 생겨난다. 그래서 여성의 경우 남성상사보다 여성 상사와 잘 지내기가 더욱 어렵다고 한다.

창의성과 개방성, 민첩성이 중요시되는 미래에는 친화력과 탈 권위를 통해 조직원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여성형 리더십이 대세가 될 것이다. 여성형 리더십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코치로서의 리더’(Leader as a Coach) 접근법이 효과적이다 구성원을 존중, 경청하고 효과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코칭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코칭 리더십을 통해 여성리더십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구성원과 공감하는 공감 능력을 십분 발휘하라. 남성에 비해 여성이야 말로 탁월한 공감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감을 통해 신뢰의 자본을 축적해 나가라. 둘째, 구성원의 약점보다는 강점에 초점을 맞추고 강점을 활용하라. 아버지는 아이의 약점을 보고 나무라지만 어머니는 아이의 강점을 보고 꿈을 키워주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팀을 강점 기반의 팀으로 만들라. 셋째, 구성원이 안심하고 어떤 의견이라도 말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을 조성하라. 구성원의 의견을 묻고 경청하라. 그리고 과감하게 임파워링하라. 사람은 자신을 인정하는 사람을 위해서 헌신하고 목숨까지 바친다.

여성 리더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리더상을 확실히 정립하고, 그러한 리더가 되기 위해 전문지식과 리더십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리더십 개발을 위해서는 훌륭한 멘토나 코치를 찾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미국에서 성공한 흑인여성들을 조사한 결과 영향력 있는 멘토나 후원자의 덕분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고 한다. 든든한 멘토를 확보하고, 그를 후원자이자 생각 파트너로 삼고 더 나아가 여성 리더의 지평을 넓이는 지렛대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bhkim1047@naver.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