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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워크숍에서 팀장님 들이 피드백을 주제로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것을 듣고 있던 중에 문득 떠오른 기억이 있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점심에 안 불러’ 하고 한마디를 툭 던지고는 상사가 내 옆을 지나쳐 갔다. 예상하지 못한 엇갈림. 정신차려 쳐다보니 상사는 자기 가던 방향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뭐 라는 거야?’하는 곱지 않은 마음으로 대수롭지 않게 가던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 나왔다. 그것이 그 상사에게 받은 유일한 피드백이었다. 몇 개월 후, 나는 새로운 직장을 찾았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그 후 사람들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 그 상사가 여러 사람들에게 내 칭찬을 하더라는 얘기도 실려 있었다. 상사는 극구 나의 이직을 말렸지만, 결정을 했으니 도돌이표는 없다며 거절했다.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류시화 시인의 시처럼, 지금처럼 피드백의 중요성을 알았더라면 아마도 상사의 큐사인을 읽고 그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아니, 그랬어야 했다. 왜냐하면, 그 회사를 떠나고도 그 상사를 여기저기에서 오랫동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 피드백에 대한 내 기억을 더듬던 중에 한 팀장님이 불평을 쏟아냈다. ‘이렇게 관찰하고 생각하고 애써서 피드백을 준비하며 뭐합니까? 눈도 안 마주치고 불만에 찬 표정으로 앉아 있는 직원을 보면 맥이 풀려요’. 리더들에게만 피드백을 잘 주는 방법과 마음가짐에 대해서 얘기를 해오던 터라, ‘그래, 받는 사람도 성인인데 피드백을 잘 받아주는 방법과 마음가짐도 알려주는 게 맞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피드백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피드백 잘 받는 방법을 여기에 소개한다.

피드백(Feedback) 잘 받는 5가지 단계
본인은 피드백을 원하지만, 실제로 피드백을 받을 때는 도전을 받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피드백을 받을 때는 먼저 부정적인 편견을 버리고, 피드백이 본인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임을 기억하자.

적극적인 청취자가 되라. 경청 기술을 연습하라. 경청으로 상대방이 편하게 이야기 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보는지와 당신의 행동과 행동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상대를 존중하라. 피드백을 받을 때 얼굴표정, 어투를 살펴 보라. 방어적인 바디랭귀지를 취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피드백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진정할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해 상대에게 이야기 해야 한다. 
질문을 하라. 의문이 있는 점은 질문을 통해 분명히 하고 피드백을 뒷받침하는 예시를 요청하자. 
감사를 표현하라. 피드백의 종류에 관계없이 감사를 표현하라. 피드백을 주기 위한 상대의 노력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결정하라. 피드백을 반영하여 다음 단계를 결정하라. 당신의 발전과 업무 능력 향상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어찌 보면 우리는 매순간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외출하는데, 바지 색상이 상의와 안 맞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상대의 말을 끊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어떤 색이 더 나을지 묻고 고맙다 말한다. 그리고 나서 바지를 갈아 입을 지는 본인의 결정이다. ‘이미 입었으니, 다음 번에 그렇게 입어보겠다’고 집을 나설 수도 있다. 

피드포워드(Feed Forward)
젊은 시절 ‘야단 맞기 싫은 게, 아마 내가 B형이라 그런 것 같다’는 얘기를 가끔 했다. 나름 맡은 일을 잘 했다고 생각하고 가져갔는데, 상사로부터 지적을 받는 것이 싫었던 게다. 나처럼 지적 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상대에게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미리 물어보는 피드포워드를 추천한다. 피드포워드는 리더십과 코칭 전문가인 마셜 골드스미스가 고안한 코칭 모델로 미래를 예측한 후 역방향으로 추론하여 현재 행동을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람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듣는 것으로 판단 없이 열린 마음으로 상대의 제안을 경청하기는 것이 핵심이다. 

누가 내게 피드백을 잘 주고 잘 받기 위해 딱 한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존중(RESPECT)을 선택하겠다. 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주는 사람이 취한 노력을 존중하고, 피드백을 주는 사람은 받은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 말이다. 그렇게 한다면 기업들이 핵심가치로 꼽는 ‘원활한 피드백’이 기업 문화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jsunlab@gmail.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