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디스턴스(Power Distance)를 의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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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이중인격자라서가 아니다. 네덜란드의 사회심리학자 홉스테드(Hofstede)는 국가간 문화를비교하는 잣대 중 하나로 파워 디스턴스(Power Distance)’ 를 제시했다. 파워 디스턴스란 권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간의 간격, 즉 거리감을 뜻하는 말로, 상사와 부하, 부모와 자식 간에도 파워 디스턴스가 작용한다. 파워 디스턴스가 크다는 건 권력분배가 불균등한 상태에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복종하고 윗사람이 권력행사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태도가 강하다는 뜻이다. 이는 문화마다 차이가 있는데, 대체로 유교권 국가들과 일부 남미 국가들이 파워디스턴스가 큰 편이며 한국도 큰 나라에 속한다.
앞의 예에서는 직원이 이중인격자라서가 아니라, 상사 앞에서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기 불편하게 만드는 파워 디스턴스가 존재했다고 해석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문제는 파워 있는 측은 파워 디스턴스를 잘 못 느끼는데 반해 파워 없는 쪽은 느끼고 말고가 아니라 거의 실존의 문제라 할 정도로 강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사와 마주 앉아서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문화적으로 어렵고, 회피하게 된다. 모처럼 직원들에게 의견을 청한 상사는 의견이 쏟아지기 기대하지만 파워 디스턴스가 강하게 존재하는 한, 조용히 입 다물고 있는 조직 내 침묵현상을 마주하게 된다.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책 <아웃라이어>에서 1997년 대한항공의 괌 추락사고의 원인을 파워 디스턴스와 관련해 해석한다. 조종실 내 대화기록을 분석한 결과, 기관사와 부기장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느꼈는데도 조종사에게 즉각적이고 분명하게 ‘비행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 못하고 참다가 우회적으로 말하는데, 이는 ‘상사에게 무례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문화적 파워 디스턴스 때문이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상대방이 느낄 파워 디스턴스를 헤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뛰어난 개인도 멍청한 조직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문화의 산물이다. 파워 디스턴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대화의 공간을 만들어 마음껏 아이디어를 표현하게 해 주어야 한다. 윗사람에게 혼나거나 찍힐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이처럼 치명적인 항공사고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파워 디스턴스를 넘어 창발적인 조직문화가 되려면 기성세대들의 눈에 다소 건방지게 보일 정도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이 많아져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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