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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2일자 '이코노미 조선(ECONOMY Chosun)'에 실린 고현숙 코칭경영원 대표 코치의 인터뷰 "책읽기 버릇되면 따라오기 어려운 차이 생긴다" 를 소개합니다. 인터뷰에서 고현숙 대표 코치는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를 밝히며 특히 CEO의 경우에는 '생각의 힘'을 키우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책을 가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책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고 생각과 기준을 공유하는 방법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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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글의 전개를 따라가며 길러지는 사고력 은 독서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동영상 등 다른 매체가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고현숙(57) 국민대 경영대 교수는 7월 17 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 했다. 고 교수는 한국의 대표적인 경영자 코 치(개인과 조직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 휘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를 소개해준 고세규 김영사 대 표는 “통찰력과 따뜻함을 겸비해 최고경 영자(CEO)들이 많은 조언을 듣고 싶어 하 는 인물”이라고 했다. 고 교수는 17년간 삼 성·LG·SK·현대자동차·포스코·아모레퍼시 픽 등 국내 대기업과 듀폰·화이자 등 글로 벌 기업, 세계은행(WB) 같은 국제기구의 고 위 리더를 코칭하며 그들이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조직을 긍정적으로 변화 시키도록 도왔다. 

그는 경영자를 위한 온라인 강의 사이트 인 ‘세리(SERI) CEO’에서 7년째 책 소개를 담당하고 있다. 고 교수는 “논문을 몇 편 더 보거나 책을 몇 권 더 읽었다고 당장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행동 을 3~5년간 꾸준히 하면 어느 순간 남들이 따라오기 힘들 만큼 큰 차이가 생긴다”고 말 했다. 그는 “특히 CEO의 경우 ‘생각하는 힘’ 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책을 가 까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 책을 읽어야 하나. 

“독서는 가성비가 최고인 투자다. 본인의 직업을 ‘독서가’라고 말하는 대만 작가 탕누 어(唐諾)는 ‘책은 신발 한 켤레 살 돈으로 위 대한 인물의 한 평생을 살 수 있게 해준다’ 고 말했다. 무료로 책을 대여할 수 있는 공 공도서관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요 새는 유튜브 등 책보다 훨씬 접하기 쉽고 편리한 영상 자료가 넘쳐나는 관계로 예전보 다 책을 멀리하기는 한다. 하지만 글의 전개를 따라가려고 애쓰면서 길러지는 사고력, 저자가 표현한 자잘한 센 스 및 개성 넘치는 단어와 문장이 독자의 머 릿속에 있는 다른 지식과 결합하면서 느껴 지는 재미를 동영상으로는 얻기 어렵다. 마 치 인공지능(AI)이 인간이 찾는 것에 딱 맞 는 결과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우연한 실수 에서 얻는 영감과 자발적으로 궁리하면서 새로운 걸 발견하는 재미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 


다른 이유는 없나. 

“영국 런던정경대 교수인 린다 그래튼은 저서 ‘일의 미래(2012)’에서 미래에 대비하는 3대 자본으로 지적 자본, 사회적 자본, 감 성적 자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제대로 돕는 것이 바로 책이다. 본인의 지식을 업데 이트하는 것은 개개인의 책임이다. 책은 지 식만이 아니라, 사고하는 힘을 길러주고 글 을 쓰기 위한 기초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또 분야를 정해 관련 논문과 책을 읽고 오랫 동안 공부한 사람의 ‘내공’은 눈에 띌 수밖 에 없다. 누구도 금방 흉내 낼 수 없는 진정 한 실력 차이는 독서의 축적을 통해 만들어 진다.” 


본지가 CEO 추천 도서를 집계해보니 철학 서와 소설을 선택한 이들이 많았다. 

“당연한 결과다. 비즈니스도 궁극적으로 는 사회와 인간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 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세심한 관찰, 인간성 에 대한 진지한 고민 속에서 CEO들이 일과 삶의 양식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철학서와 소설은 훌륭한 수단이다.” 


CEO가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CEO는 ‘생각하는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 기 때문이다. 강연장에서 조직의 비전이나 전략 방향에 대해서 CEO 본인이 직접 글로 써서 정리하기를 적극 권한다. 비록 투박하 더라도 본인의 생각에서 나온 글에는 혼이 담겨 있고 이는 구성원에게도 큰 영향을 준 다. 진실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획 담당 실무자가 써온 글을 읽는 것은 매끄 럽지만 혼이 담기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과거 세계은행 고위직들을 코칭 할 때 알게 된 사실인데, 그들은 직급이 높을수록 글을 직접 쓰더라. 날카롭고 좋은 글 을 쓰는 것 자체가 일의 중요한 부분인 셈이다.” 


CEO에게 추천하는 책도 궁금하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코칭하기 위해 같은 CEO를 몇 번 만나다 보면 그에게 꼭 맞는 책이 떠오른다. 예를 들어 전략에 관한 책, 개인의 심리에 관한 책, 리더십에 관한 책, 경영 사례에 관한 책 등 상황과 이슈에 맞게 다양하게 골라 추천한다. 7년간 세리 CEO에 서 책 소개를 담당하며 격주마다 좋은 신간 을 골라 내용을 요약해 소개하는 일을 하다 보니, 좋은 책을 많이 알게 됐다.” 


출판 업계에서는 사람들이 점점 더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이런 상황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탄만으로는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 코 칭경영원 동료 코치들과 책을 함께 읽는 북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대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과정(MBA) 졸업생들과도 북클 럽을 만들어 꾸준히 만나고 있다. 

책을 같이 읽는다는 것은 정신세계를 교류하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어떤 기준과 생 각을 공유하는 과정이다. 이처럼 각자의 지 식과 경험 위에 구축되는 영감을 나누며 성 장해가는 커뮤니티가 많아져야 한다.” 


교수님의‘ 인생의 책’은 무엇인가. 

“미국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인 토드 로즈가 쓴 ‘평균의 종말(2018)’이다. 지금까 지 인류의 발전을 가져온 것은 근대 교육의 평준화와 산업사회 표준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었다. 그러나 평균을 중시한 프로세스는 많은 인재의 잠재력을 사장시키는 결과도 가져 왔다. 저자는 앞으로는 개개인의 다양성을 발현시킬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는 점을 강조한다.” 


앞으로의 포부는. 

“여성 리더들과 북클럽을 만들고 싶다. 우 리 사회에 더 다양한 북클럽이 많이 생기도 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예를 들어 엄마 들의 북클럽, 청년들의 북클럽 등이다. 이를 통해 여러 층위에서 촘촘하게 지적인 네트 워크가 쌓아 올려진 사회를 꿈꾸고 있다. 그런 사회는 분명히 지금보다는 더 건강하고 합리적일 것이다.” 


출처: 이코노미 조선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0&page=4&t_num=13607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