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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임원의 성패를 결정하는가
스콧 에블린 지음 / 고현숙 옮김 / 올림

 

타이어 제조 회사에서 일하는 에이미는 처음부터 스타 직원이었다. 제품개발팀의 핵심 요원으로 2년 반 만에 팀장이 됐고, 1년 뒤엔 주요 제품 라인 두 곳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하루 11시간씩 일했다. 퇴근 후에도 집에서 두 시간씩 업무를 봤다. 지난 인사 때 초고속으로 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이 된 건 예견된 순서였다.

하지만 4개월 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번번이 예상과 어긋난 결과로 문제가 터졌고 실적은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임원으로서 달라진 역할과 임무를 인식하고 적응해야 했건만 에이미는 여전히 직원처럼 일했던 게 패착이었다.

《무엇이 임원의 성패를 결정하는가》는 임원이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취하고 버려야 할 행동과 사고방식을 9가지로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세계적 리더십 개발 전문기관인 창의적 리더십센터에 따르면 신임 임원의 40%가 18개월 안에 실패한다”며 “소통 기술의 부족, 인간관계 기술의 부족, 나아가야 할 방향과 기대치에 대한 이해 부족, 과거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 부족 등이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한다.

임원의 다이어리는 너무 빼곡해선 안 된다. 임원으로서 수많은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에너지를 자주 재충전하고, 관점을 늘 새롭게 바꾸는 습관을 들이고, 나가떨어질 때까지 전력 질주하는 버릇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맥락을 무시한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대화 상대의 스타일에 맞춰 소통해야 한다. 더불어 직원들이 부담 없이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대하고, 직원들 앞에 자주 모습을 보이되 자신이 말하기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팀과 경쟁하지 말고 팀에 의존해야 한다. 저자는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는 경쟁심이 많은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임원이 되고 나면 사람들의 역량을 강화해 주는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경쟁심의 방향을 바꾸기 위한 자각과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이제 더 큰 책임을 떠맡았기 때문에 기능적인 실무는 팀에 넘겨야 한다. 신임 임원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모든 기능적인 업무를 자신이 직접 하려고 나서는 것이다. 좋든 나쁘든 결과는 자신이 책임진다는 자세도 필요하다. “임원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아젠다를 설정해 조직 전체를 뒷받침하는 존재이며 최종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실패하는 임원들은 인간관계의 위아래만 관리하고 좌우와 대각선을 관리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저자는 “대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매트릭스 운영 모델을 택하고 있는데 그 모델에서는 대각선이 갈수록 중요해진다”며 “리더십에서도 권위의 비중은 떨어지고 영향력의 중요성이 훨씬 더 커지기 때문에 360도 전방위를 돌아보며 대인관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 말미에는 문제 상황별 해결책이 실려 있어 참고할 만하다.

 

한국경제 기사 원문: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22077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