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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는 10분씩 4쿼터로 구성되며 총 40분 동안 경기가 진행된다. 그 사이 각 팀은 90초의 작전타임을 전반에 2번, 후반에 3번 가질 수 있는데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감독은 상대의 경기 흐름을 끊기 위해, 때로는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작전타임을 요청한다. 작전타임 때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도 선수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그러나 작전타임의 본질은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다.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 놓고 경기의 흐름을 알려주며 새로운 전술을 지시한다. 선수들도 동료와 감독에게 필요한 것을 요청하며 의견을 주고받는다.


모든 운동 경기에 작전타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팀 단위 운동의 경우 선수들이 자신의 플레이에 아무런 피드백도 받지 않고 경기를 마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피드백을 받은 선수는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부분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점검하고 새로운 각오로 경기에 몰입한다. 피드백은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할 뿐만 아니라 팀에서의 역할을 주지시키거나 일깨우기도 한다.


최근 기업에서도 리더와 구성원들의 1on1 미팅을 자주 하는 추세다.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따라 팀과 조직의 업무 목표도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말에 업무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경기가 끝난 뒤 작전타임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판단 아래, 이제는 수시로 구성원의 업무 진행을 확인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때 목표 점검이나 진행 관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심리적 자본(Psychological Capital)의 지원이다. 심리적 자본은 구성원의 감정이나 심리를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유지하게 해주는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뜻하며, 자존감을 높이고 희망을 줘 회복 탄력성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심리적 자본은 즐거웠던 일, 보람을 느꼈거나 자랑스러웠던 경험 등 긍정적인 사적 사건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때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심리적 자본의 크기가 결정된다고 한다.


1on1 미팅 때 리더가 구성원의 잘못만을 들춰내며 지적하고 자신의 기준에 맞춘 충고와 조언으로 미팅 시간을 소비한다면 구성원의 심리적 자본은 축적되기 어렵다. 심리적 자본의 축적을 위해 구성원이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리더의 태도가 중요하다.


지적하고 싶을 때 먼저 구성원의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 말을 끊으며 깜빡이도 켜지 않고 ‘닥치고 충고’ 한다면 좋은 충고일지라도 비판처럼 들릴 수 있다. “이렇게 하는 게 어때?”라는 말은 “너는 이렇게 하지 않고 있어서 문제야”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이 하는 말만 듣지 말고 그가 느끼는 감정, 긍정적인 의도, 숨어있는 노력을 찾아서 표현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적절한 작전타임으로 스스로 도전과 갈등을 극복할 힘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은 동기로 충전되어 미팅 룸을 나오는 구성원들의 표정을 상상해 본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jongkim1230@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