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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낙관론자인가, 비관론자인가? 대부분 스스로를 긍정적이라고 얘기한다. 스스로 부정적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본적이 거의 없다. 근데 과연 긍정적인 건 좋고 부정적인 건 나쁜 것일까? 긍정심리학이 뜨면서 대부분 사람들은 긍정적인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다. 그게 정말 좋은 것이라고 확신한다. 과연 그럴까? 세상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 좋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조직과 사회에 결정적 해를 끼치는 사람은 대부분 초 긍정주의자들이다. 자신이 하는 일은 다 잘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긍정성에 집착하는 이유는 그래야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어려운 일을 예상할 필요가 없다. 대비책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세상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돌아간다. 세상의 모든 악은 선의에서 시작한 것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섣부르고 근거 없는 긍정론, 지나친 긍정론, 아무 준비 없이 된다는 믿음만 가진 긍정은 매우 위험하다. 이들은 일을 망칠 가능성이 높고 회사를 말아먹을 가능성도 높다. 긍정적인 사람 중에는 게으른 사람이 많다. 이들은 뻔히 보이는 문제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귀찮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정적인 사람을 미워한다. 쓸데없이 브레이크를 건다고 생각한다. 난 오히려 부정적인 사람 중에 괜찮은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남들이 다 괜찮다고 하는 일에서도 문제를 찾아낸다. 다들 그냥 지나가는 사소해 보이는 일도 지적한다. 분명 일을 할 때는 걸리적거리는 존재지만 이들 덕분에 좀더 완벽하게 일을 할 수 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긍정이란 무엇인가? 세상 일은 다 잘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아니면 내가 가는 길은 탄탄대로 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부정적인 면을 의도적으로 보지 않는 것, 남들이 다 긍정적인 게 몸에 좋다고 하니까 속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긍정의 코스프레를 하는 것… 어떤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긍정의 정의는 부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에서 긍정적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고 남들이 다 좋다고 생각할 때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이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남들과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능력. 이게 내가 생각하는 긍정의 정의이다. 지인 중 하나는 40대 중반의 싱글여성이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VIP를 연계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과 돈을 가진 사람을 연결하는 것,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아이템을 찾아주고 연계하는 것, 필요하면 고급 비서 서비스를 공급하는 일 등등… 완전 새로운 영역이다. 근데 어느 날 좌절한 표정으로 나를 찾아왔다. 이유를 물어보자 집적대는 인간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업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여자로서의 자신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다는 것이다. 난 그녀가 그 일을 할 때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일부러 그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건 실제 일을 해봐야 알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난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연히 그런 일은 많지. 사람 사는 세상에 왜 그런 일이 없겠어? 근데 그게 그렇게 부정적인 일일까? 그럼 당신에게 아무도 집적대지 않고 쿨하게 일로만 대하면 자네는 기분이 어떨 것 같아? 난 어떤 일이건 매력이 있어야 일이 잘 된다고 생각해. 비즈니스 모델도 중요하지만 사업 주체가 인간적 매력이 있어야 해. 다른 사람이 자꾸 만나고 싶어해야 해. 여자로서 그런 일이 상쾌한 일은 아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당신이 매력이 있다는 거 아닐까? 이를 잘 매니징하는 방법을 찾아봐. 분명 방법이 있을 거야. 제일 비참한 일은 아무도 내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야.” 대충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생각하는 긍정성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아주는 능력이다. 경기가 나쁜 것도 그렇다. 대부분 사람들은 나쁜 면만 생각하지 그게 주는 좋은 면은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가 나쁘면 뭐가 좋을까? 직원들이 말을 잘 듣는다. 불평도 줄어든다. 어떻게 해서든 이곳에서 승부를 보려 한다. 좋은 사람 뽑기가 쉽다. 경쟁자가 생기는 것도 그렇다. 경쟁자가 생긴다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 매력이 있다는 반증이다. 장사가 잘 될 때는 당연히 경쟁자의 등장을 예상해야 한다. 또 경쟁자가 있어야 더 열심히 궁리하고 아이디어를 짜내게 된다. 지금 여러분을 괴롭히는 일은 무엇인가? 여러분의 상사, 매출이 오르지 않는 것, 잘못 투자한 금융상품, 속 썩이는 자식… 그 무엇이 되었건 반대편을 한번 생각해보라.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법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kthan@assist.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