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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 때문에 직장생활 못하겠다.’ ‘아이들 때문에 속상해서 못살겠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들이다. 그러나 ‘누구 때문에 못살겠다.’ ‘누구 때문에 화가 난다’... 이런 말들은 모두 옳지 않다. 똑같은 말을 들었는데 어떤 사람은 화를 내고 어떤 사람은 화를 내지 않는다면, 이는 그 말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인가? 아니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의 해석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인가? 똑같은 말을 상사가 하면 기분 나쁘고, 부하직원이 하면 기분 나쁘지 않다면, 이는 그 말 때문인가? 그 말을 들은 사람의 해석 때문인가? 우리는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자신의 해석에 대해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해석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해 화가 나고 열을 받는다.

A씨는 중견기업의 교육담당자다. 일도 잘하고 평판도 좋다. 게다가 인물까지 좋다. 한마디로 엄친아다. 그런데 코칭을 해보니 정작 A씨 자신은 행복하지 않았다. A씨는 다른 사람들의 평판에 매우 민감했다. 어떤 사람이 칭찬을 해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어떤 사람이 불평을 하면 온종일 시무룩했다. A씨는 마치 다른 사람들의 칭찬을 듣기 위해 일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유독 많은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동료 B가 있었다. A씨는 B를 만나는 걸 두려워했다. B를 만나고 나면 항상 기분이 나빴다. B의 불평이 사실인지 물었더니, 아니라고 했다. 그저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는 사소한 불평불만이라고 했다. A씨에게 물었다. “당신은 그 사람의 노예입니까?” A씨는 당황해하며 반발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내가 그 사람의 노예라니요?” 나는 코치로서, A씨가 B의 불평불만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했다. “B씨의 말 한마디에 당신의 기분이 춤추는 걸 보니, 당신이 B의 꼭두각시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때론 상대방의 한마디에 행복과 불행이 좌우되기도 한다. 마치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행복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 같다. 이건 억울한 일이다. 이에 대해 빅터 플랭클이 해법을 제안했다. 아우슈비츠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극한의 절망과 고통을 체험했던 빅터 플랭클은 아무리 극한 상황이라도 ‘자신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고 했다. 상대가 아무리 모욕적인 언행을 퍼붓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모욕적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건 결코 모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빅터 플랭클은 자신에게 폭언을 퍼붓는 간수들에게 모욕을 느끼기보다 연민을 느꼈다고 한다.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이 주어지더라도, 그 자극에 대한 반응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고, 우리는 반응을 선택할 자유가 있으며, 그 반응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A씨의 경우를 살펴보면, B의 불평을 듣고 난 후에 항상 괴로워했다. A는 자신도 모르게 B에게 휘둘린 것이다. B의 불평을 듣고 난 후에, B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검토해 보고, 사실이면 개선할 방법을 찾고, 사실이 아니면 B의 불만을 상담해 준 것으로 가볍게 생각했다면, A는 스스로 반응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 스스로 반응을 선택하는 것을 일컬어 스티븐코비 박사는 ‘주도적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조건반사적인 반응을 멈추고(stop), 생각의 공간을 가진 후에(think),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선택(choose)하는 것. 이게 바로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했다.

습관적으로 튀어나오는 반응을 제어하고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선택하기 위해선 자기성찰(self reflection)이 필요하다. 슬로우 다운(slow down)하고, 리액션 타임(reaction time)을 늘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런 방법의 하나로, 요즘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명상은 자신의 ‘무의식적 사고의 패턴’을 알아차리는 ‘의식적 훈련’이다. 아무런 판단 없이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느낌 등을 알아차리면서, 자신의 사고 패턴과 행동 패턴을 탐색하고, 객관화하는 것이 명상이다. 명상을 하면 자기인식의 힘과 자기성찰의 힘이 강해진다. 자기 생각의 패턴을 알게 되고, 자기가 원하는 선택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몸짱이 되기 위해 근육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근육은 훈련하면 할수록 더욱 더 강화된다. 뇌도 마찬가지다.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뇌의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에 의해 생각이 작동한다. 처음에는 시냅스의 연결이 오솔길처럼 좁고 미약하지만, 명상 훈련을 통해 생각의 길은 더욱 크고 넓은 고속도로가 된다. 

칭찬에도 우쭐해하지 않고,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꿋꿋하게 자신이 원하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칼럼에 대한 회신은 iamcoach@naver.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