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아침 출근하는 많은 직장인들 표정을 보면 측은지심이 생긴다. 조는 사람들, 스마트폰에 정신을 빼앗긴 사람들, 입을 잔뜩 내민 사람들 등 다양한 모습이지만 대부분 우울한 얼굴이다. 표정을 보면 “가고 싶지는 않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저런 상태로 직장에서 얼마나 헌신할 수 있을까, 저렇게 평생을 살다가 죽으면 얼마나 불행할까, 저런 직원을 데리고 일하는 조직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 만약 휘파람을 불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을 할 수 있다면 본인이나 조직에 얼마나 좋을까 같은 상상도 한다. 천재는 갑자기 탄생하지 않는다. 변화란 것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천재는 반복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의 운명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일상을 보면 된다. 특히 그 사람의 아침 출근 모습은 많은 정보를 준다. 아침마다 입을 내민 채 허겁지겁 오는 사람과 좋은 컨디션으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아침인사를 하면서 출근하는 사람의 미래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여러분의 인생은 출근하는 모습에 달려 있다. 현재 여러분의 출근길은 어떠한가?
직장인들이 별도의 시간을 내서 자기개발을 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누구나 유일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출근시간이다. 오래 전 일산에 살 때 직장이 광장동이었다. 전철로 꼬박 한 시간 반이 걸렸고 걷는 시간까지 합치면 두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시간낭비가 심하다는 생각을 하다 책을 읽고 테이프로 강의를 듣기로 하자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2년간 읽은 책과 강연이 엄청났다. 그때의 자산이 내겐 참으로 소중하다. 차를 타고 출퇴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차 안에서도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강연도 들을 수 있다. 내 친구 중 하나는 길이 막힐 때면 핸즈프리를 사용해 밀린 전화를 한다고 한다. 또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스마트폰의 녹음기능을 이용해 녹음을 한다고 한다. 난 기회가 되면 조금 일찍 일어나 걷는 시간을 최대화할 것을 권유한다. 최고의 운동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일한다. 별도로 운동 시간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출근길은 운동을 하는 좋은 기회이다. 전철을 자주 이용하는 난 거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않는다. 운동을 위해서다. 또 걷는 것 자체는 뇌를 자극해 좋은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걸으면서 오늘 할 일을 떠올려 보라. 오늘 만날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라. 이미 출근하면서 많은 일을 한 것과 같을 것이다.
나의 아침을 간단히 소개한다. 난 새벽 4시쯤 일어난다. 가장 먼저 차를 한 잔 마시면서 하루 일정을 머리 속으로 그려본다. 명상을 한다. 오늘 할 일들, 만날 사람들, 써야 할 원고들을 생각하고 동선도 그려본다. 가장 먼저 글을 쓴다. 글 쓰기는 내 삶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일이다. 또 글은 머리가 맑을 때만 쓸 수 있다. 아침에는 대부분 사람이 머리가 맑다. 이때 우선순위 높은 일을 해야 한다. 어느 정도 글을 쓴 후에는 조간신문을 읽는다. 다섯 종류쯤 되는데 다 보진 않고 헤드라인 위주로 보고 칼럼이나 특정 관심분야의 글을 본다. 신문을 보면 지인들과 관련된 기사, 내가 꼭 알아야 할 결정적 정보들이 눈에 들어온다. 축하할 일, 위로할 일이 보이면 바로 문자로 보낸다. 새벽시간에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모든 시간이 다 중요하지만 내게는 특히 새벽시간과 오전시간이 소중하다. 신성한 시간이기도 하다. 아침을 제대로 열어야 하루를 제대로 보낼 수 있다.
근데 아침을 제대로 열기 위해서는 저녁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 무리해서 술을 마시거나, 쓸데없는 모임에서 시간을 낭비하거나, 할 일없이 밤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보면 절대 아침 시간을 잘 보낼 수 없다. 간신히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하다 보면 뭔가 빠지게 되어 있다. 아침에 정신 없으면 오후 또한 정신이 없게 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대응을 할 수 없다. 초년에 얼마나 열심히 사느냐가 말년 운을 결정한다. 일년 농사는 봄에 어떤 씨앗을 뿌리느냐에 달려있다. 하루의 품질은 아침을 어떻게 여느냐에 좌우된다. 출근길은 단순히 회사를 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프로선수와 같다. 프로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컨디션 조절이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그 사람은 프로자격이 없다. 출근길은 단순히 출근길이 아니다. 투아웃 만루에 타석을 들어서는 프로야구일 수 있다. 여러분의 출근길은 어떠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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