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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전세계가 하나가 되면서 투명경영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투명하지 않은 조직, 폐쇄적인 조직은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투명성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투명성은 숨기지 않는 것, 드러내는 것, 솔직한 것이다. 직급에 상관없이 자기 의견을 분명히 하고, 상대 의견을 잘 듣는 것이다.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면서 되는 것은 된다고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나쁜 뉴스를 숨기고 좋은 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뉴스도 서슴없이 얘기하는 것이다. 또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의사결정의 품질을 올리는 것이다.
투명성은 왜 필요할까? 투명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모든 부패와 불신은 일부 사람들이 정보를 독점하는 데서 시작된다. 햇볕을 쐬고 바람이 통해야 곰팡이가 피지 않듯 모든 것이 투명하면 부패와 불신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런 점에서 투명성과 공론화는 부패가 서식하지 못하게 하는 햇볕과 같다. 투명하면 실패와 사고를 줄일 수 있다. 투명하지 않은 조직일수록 나쁜 뉴스가 숨고 그러다 보면 별거 아닌 일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것이다. 투명하면 그때그때 일을 해결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불투명한 조직은 힘세고 목소리 큰 몇 사람이 의견을 내고 아이디어가 많고 조용한 사람들 의견은 다 묻힌다. 배가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투명한 조직은 모두가 자기 의견을 내고, 듣고, 때론 경쟁하고, 수정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개방성을 높여야 한다. 잘 나가는 조직은 개방적이다. 개방적이기 때문에 잘 나간다. 반대로 망하는 조직은 폐쇄적이다. 아니 폐쇄적이기 때문에 흔들린다. 개방성은 혈연, 지연, 학연, 종교, 성별로부터 자유로운 조직이다. 일류대를 나왔다고 대접받지 않고 대학을 나오지 못했다고 차별 받지 않는다. 모두가 자신의 성과와 기여에 의해 평가 받는다. 개방성의 대표선수는 바로 로마다. 로마가 천 년이나 유지한 것은 개방성 때문이다. 그들은 주요 보직을 로마인이 독식하지 않았다. 정복한 부족의 유력자에게도 원로원의석을 제공해 지배계급으로 편입시켰다. 이는 경쟁자의 역량을 사는 것과 같다. 뜻을 같이한다면 누구든 로마시민이 될 수 있다. 반면 아테네는 그렇지 않았다. 아테네에서는 부모가 모두 아테네 사람이어야만 시민권을 부여했다. 아리스토텔레스조차 마케도니아 출신이란 이유로 시민권 획득에 실패했다. “로마인은 다른 민족에게 배우기를 거부하는 오만 따위는 갖고 있지 않다. 좋다 싶으면 그것이 적의 것이라 해도 거부하기 보다는 모방하는 쪽을 선택했다.” 카이사르의 얘기이다.
둘째,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정보의 독점은 투명성을 저해한다. 부장이 부서장 회의에 참석했으면 그 결과를 부서원들과 곧바로, 가감 없이 알려주고 의견을 나눠야 한다. 그렇지 않고 거기서 얻은 정보를 밑천 삼아 부서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려고 하거나, 마치 그것이 대단한 정보인냥 착각하여 비밀주의를 고수하면 공론화가 이루어질 수 없다.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말길(言路)이 트여 있어야 한다. 소통의 통로가 구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말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게 막혀 있으면 유비통신(유언비어)이 활성화된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정보공유도 중요하다.
셋째, 수다스런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관료적이고 딱딱한 조직에 들어가면 활달하던 사람도 말을 잃는다.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굳게 입을 다문다. 만약 이런 것이 문화로 정착되면 활발한 정보 교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일본인이 쓴 “잡담이 능력이다”란 책을 보면 말 그대로 잡담을 잘 하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고 설명한다.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본론에 들어가지 않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다 자연스럽게 업무를 하기 때문에 잡담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내용이다. 난 이 말에 동의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루에 한 두 번 캐주얼한 잡담시간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모 회사는 하루 두 차례 지식장터(Knowledge Marketplace) 시간을 갖는다. 오전 10시와 오후 3시 각각 15분씩이다. 전 직원이 차를 마시며 잡담을 나눈다. 단 업무 얘기는 할 수 없다. 엄청 많은 얘기가 오고 가고 웃고 떠든다. 사람들은 이 시간을 참 좋아한다. 대신 일할 때는 잡담할 수 없다. 업무시간이 조각나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과 시간에 사적인 전화도 받지 않는다. 휴식도 딱 정해진 시간에만 한다.
넷째, 전원 참여의 회의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사실 많은 정보는 회의를 통해 주고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회의에서의 분위기가 회사 분위기라 할 수 있다. 대부분 회의는 상사가 주관하고 특정인이 보고를 하면 거기에 대해 상사만 피드백을 하고 나머지는 조용히 침묵한다. 당연히 지루하고 활기를 잃는다. 자기 업무 외에는 별 관심이 없게 된다. m&m 초콜릿으로 유명한 마즈는 회의에 전원 발언하는 것이 규칙이다. 직급에 상관없이 자기의견을 내야만 한다. 의견이 없다는 건 관심이 없다는 걸로 간주한다. 당연히 사람들은 회의에 집중하고 얘기를 들으면서도 자기 생각을 정리해 서로 발표를 한다. 당연히 이들의 회의는 활기차고 정보 공유도 활발하게 한다.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 낭비가 심해진다. 한 부서가 비싼 기계를 샀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다른 부서가 같은 기계를 또 구입할 수도 있다. 정보는 나눌수록 가치가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투명경영을 해야 하는 것이다. 투명하면 살고 불투명하면 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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