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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 Coaching Letter From CMI
 
   
다양한 조직의 고민을 듣다 보면 꼭 나오는 주제가 저성과자에 대한 해법이다. 저성과자라는 말 자체가 갖는 낙인 효과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그들의 존재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저성과자의 기준은 무엇일까? 무엇이 부족해서 저성과자라고 불리우게 되는 것일까? 

저성과자들의 흔한 원인
예전에 저성과자 코칭을 의뢰받은 적이 있다. 코치로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관찰이었다. 섀도우코칭(Shadow Coaching)이라고 해서, 업무 현장이나 회의, 면담 자리에 함께 하며 조용히 지켜보고나서 피드백을 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자기 언행을 객관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는 생각보다 효과적이다. 
당시 관찰과 코칭을 통해 저성과자의 공통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첫째 시간관리 문제다. 대부분이 아침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일을 시작했다. 업무 생산성이 낮아서 자잘한 일을 처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고 한 가지 일에 진득하게 몰입하지 못하였다. 퇴근시간이 다 되어서야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시작할 시간이 나지만, 결국 끝내지 못한다. 둘째는 대인 관계의 자신감 문제다. 누군가에게 요청할 일, 거절하거나 넘길 일 등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일은 주로 미뤄졌다. 처음에 했으면 쉽게 할 일을 미루다 보니 문제가 커지는 식이다. 물론 이 외에도 이유가 많을 것이다. 문제는 일을 못해낸다고 무조건 질책하거나 정신교육을 해대지 말고, 관찰을 통해 어떤 행동이 바뀌어야 할지, 어떤 역량이 키워져야 할지를 알아야 한다는 거다. 한마디로 처방하기 전에 진단해야 한다. 현실은 정반대다. 

필패 신드롬에 빠지지 않기
상사는 직원이 결점이 있어 보이면 더 세세히 지시하고, 업무처리를 감시하고 바로 잡는다. 직원은 그걸 자신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그럴수록 노력을 더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덜한다. 어차피 상사가 인정해주지 않을 텐데 뭐 하러 위험을 감수하느냐는 거다. 이렇게 되면 상사는 역시 문제가 있다고 확신을 하고 더 많이 관여한다. 한 번 문제 직원으로 낙인 찍히면 실제 낮은 성과를 내게 된다는, 이른바 필패 신드롬(The Set-Up-To-Fail Syndrome)이다. 
직원을 믿지 못한다는 신호를 주는 행동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지나친 충고, 해결책 강요, 굴복할 때까지 언쟁, 아이디어 묵살, 실패 시 바보 취급하기, 지나치게 세세한 점검 등. 직원은 의심받는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고 느끼면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든다. 그래서 정보 공유나 발생한 문제를 상사에게 의논하지 않고 덮고, 상사는 더 샅샅이 추궁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서 저성과자 직원들에게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우선 자기 점검부터 하고, 낙인 찍기를 멈춰야 한다. 직원에 대한 내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고, 직원의 노력이나 능력이 부족한 것만이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구체적인 관찰 결과를 가지고 피드백 해 주면서 상사가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잊지 말자. 저성과자일수록 개인적인 관계에서 신뢰를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자존심 상하게 하지 말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조력자가 되자. 

* 칼럼에 대한 회신은helenko@kookmin.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