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Hans Coaching Letter From CMI
 
   
신은 정직한 사람인가? 당신 조직은 솔직한 얘기들이 오고 가는가? 혹시 상사의 눈빛을 살피면서 나쁜 소식은 전하지 않고 좋은 소식만 전하는 건 아닌가? 혹시 나쁜 소식을 갖고 온 부하의 목을 베는 건 아닌가? 회의 때 솔직한 얘기들이 오고 가는 대신 입에 바른 얘기들만 오고 가지는 않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런 조직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속 가능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정직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정직함이란 사실 그대로를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있는 건 있다고 얘기하고, 없는 건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되는 건 된다고 얘기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대부분 조직은 그렇지 않다. 조만간 문제가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별 문제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다. 당연히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다. 

등산용품을 사러 어느 가게를 들른 적이 있다. 이것저것 사다 등산화를 사려 했더니 점장이 말린다. 자기 회사는 외주로 등산화를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 대비 품질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옷이나 바람막이 등은 정말 좋단다. 난 그곳에서 많은 용품을 구입했다. 점장에게 신뢰가 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직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일본 야마이치 증권의 창립자이자 고이케은행과 도쿄가스의 이사장 고이케 구니조는 성실한 인품을 바탕으로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그는 13살에 고향을 떠나 구멍가게 점원으로 일을 시작해 세일즈 분야를 하게 된다. 초반에 탁월한 능력으로 33개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회사에서 같은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객들이 이 사실을 알면 자신과 계약한 사실을 후회할 걸로 생각하자 견딜 수 없었던 그는 고객을 한 명 한 명 찾아 다니며 이런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원한다면 계약을 파기해도 좋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아무도 파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태도에 감동한 고객들은 더욱 그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자기 소유의 증권회사를 갖게 된다. 이게 정직의 힘이다. 

조직도 그러하다. 에이비스란 렌터카 회사는 “우리 회사는 2등입니다” 라는 광고로 히트를 쳤다. 늘 너도 나도 일등이라는 광고에 식상한 고객들에게 신선하게 와 닿았던 것이다. 비틀이란 자동차 역시 그렇다. 이 회사는 “못 생겼지만 목적지까지 모셔다 드리긴 합니다.” 라고 얘기를 했다. 맞는 말이다. 못생기긴 했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정직함은 그 자체로 사람들의 환심을 산다. 반대로 거짓말을 하면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한다. 포드 자동차는 익스플로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직하지 않았다. 차의 문제가 아니라 타이어 결함이라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파이어스톤에 넘겼다. 그러면서 일파만파 문제가 커졌다. 나중에는 회사 존립까지 위협을 받았다. 모 항공사의 회항 문제도 그렇다. 사실 그렇게까지 커질 이슈는 아니었다. 초반에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그냥 넘어갈 문제였다. 하지만 이를 감추면서 사태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정직이 최선이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의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그 거짓말은 수많은 거짓말로 확대 재생산되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한 사람을 속이다 보면 결국 수많은 사람을 속여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을 언제까지 속일 만큼 머리 좋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직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경영진이 정직해야 한다. 경영진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높은 사람들은 치마를 입고 나무 위에 올라간 사람과 같다. 그가 어떤 속옷을 입었는지 직원들은 다 알고 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든 직원들이 매일 감시하고 있다. 다만 말하지 않을 뿐이다. 그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경영진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순간 조직에서 정직은 사라진다. 둘째, 회사규정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직급이 높은 사람은 봐주고, 직급이 낮은 사람에게만 엄격한 룰이 적용되면 안 된다. 검증은 세 가지 방법으로 하면 된다. 첫째, 법과 회사 규정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동료나 가정에서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신문에 보도되어도 아무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정직이란 누가 나를 감시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지키는 덕목이 되어선 곤란하다. 정직은 그 자체로 마음의 평화를 준다. 정직하다는 평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kthan@assist.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