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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 Coaching Letter From CMI
 
    
명인들이 ‘인생의 목적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라고 당연한 진리처럼 말하면 나는 이상하게도 약간의 반항심을 느끼곤 했다. 과연 그런가? 행복이 삶의 목적인가? 행복에 대한 정의는 철학적으로는 어려운 문제일 수 있지만, 단순하게 ‘주관적인 만족감’이라고 해보자. 예를 들어 노숙하는 비참한 조건 속에서도 행복하다고 느끼기만 한다면 삶의 목적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속으로 그렇게 억지스러운 반론을 제기해 가면서, 내 생각은 ‘행복은 무언가 의미 있는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충만감이나 만족감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쪽에 가까웠다. 요컨대 행복은 목적이라기 보다는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

자신의 잠재력에 도달하는 것
하버드대 로버트 캐플란 교수는 책 나와 마주서는 용기에서 무엇이 성공이냐고 묻는다. 크게 성취하는 것?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 그는 성공은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잠재력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오호! 코치로서 크게 공감이 가는 정의였다.
우리의 잠재력을 억누르는 요소는 너무나 많다. 사회적인 통념, 눈치 보기, 현실적인 고려요소 등.. 먹고 살기 위해서 열정을 포기하거나 뒤로 미루는 게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열정이 직업적인 성공에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지를 안다면 자신의 지향점에 대해 더 숙고할 것이다. 돈을 벌어놓고 꿈은 나중에 추구한다고? 좋은 소득은 직업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한 동안 올린 이후에야 돌아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뛰어난 성과를 내려면 열정 같은 내적 동기가 없이는 한계가 있다. 동료들의 등 뒤에서 평범한 역할을 하는 데 만족해야 한다. 만약 현실적 여건 때문에 당장 열정을 추구하기 어렵다면, 그것 또한 분명히 해두자. 어차피 안 될 것이니까 생각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분명하게 하고 싶은 일을 정의한 다음 현실과 타협하는 거다.
자신의 잠재력에 도달하는 것은 단순히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자기 숙련의 과정이다. 자신을 잘 알고 현실적으로 평가하고, 능력을 향상시키며,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잠재력에 도달하려면 구체적인 행동과 단련, 그리고 부지런함이 요구된다. 힘들지만 보람 있고, 삶의 충만함을 느끼는 여정이다.
자신을 잘 아는가? 나는 잘 몰랐던 것 같다. 자신을 현실적으로 평가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과 세상이 주는 피드백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우를 범했다. 강의가 어렵다고 하면 그들이 이해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실은 내가 쉽게 강의하는 역량이 부족한 것이다. 친밀하게 안부를 주고 받는 사람들이 적은 건 내가 자연스럽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사회적 스킬이 부족한 것이다. 그런 생각을 못하고 내가 바빠서 그렇다고 생각했었다. 경영자들이 경청이 안 되는 건 마음이 조급해서,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다. 경청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있어도 남의 말을 깊이 있게 듣고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다.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되고, 끼어 들게 된다. 듣는 실력 부족이다. 역량 부족은 노력해서 실력을 높이는 것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삶의 방식
오랜 친구와 지인들은 서로 사는 모습 자체가 배움이다. 가장 존경스러운 사람들은 뭔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배움을 멈추지 않고, 노소를 떠나 다른 이들로부터 배우려는 사람들이다. 그런 이들에게서 왜 나는 감동을 받을까? 삶이 진지한 노력의 대상이 될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그들은 삶으로써 보여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불평과 냉소, 통념으로 무장한 사람들을 보면 싫은 이유는 내 삶조차 하찮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는 언제 행복한가?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느끼고 옳게 나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 내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를 더 자주 생각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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