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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얘기를 기분 나쁘게 하는 재능을 가진 상사를 모신 적이 있다. 구구절절 옳은데 이상하게 그가 얘기를 하면 거부감이 생겼다. 반대로 거칠게 얘기를 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진심이 느껴지는 상사도 모신 적이 있다. 같은 말을 해도 말투에 따라 느낌이 너무 달랐다. 어떤 사람은 말에 가시가 돋친 것 같고, 어떤 사람은 말에서 품격이 느껴졌다. 직장 생활은 말과 글의 연속이다. 아침 인사부터 메시지를 주고받고, 회의를 하면서 상대 얘기를 듣고 내 주장을 하고…. 말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내 생각을 말이란 그릇에 담아 겉으로 내놓는 것이 말이다. 말이 곧 생각이고, 생각이 곧 말이란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난 말실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렇게 믿고 있으면서 속내를 숨기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생각이 비집고 나온 것이다. 성과를 잘 내는 리더를 위한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가 있다. 어떤 상사가 최고의 성과를 내는지 알기 위한 것인데 거기서 압도적 1등을 한 항목이 있다. 바로 안전감이다.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하는 상사가 최고의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안전한지의 여부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이 바로 회의석상이다. 여러분이 주관하는 회의 분위기는 어떤가? 상사가 얘기를 꺼내기 전에 아무도 얘기를 하지 않는 건 아닌가? 아무도 얘기를 안 하니까 당신 혼자 북 치고 장구를 치는 건 아닌가? 묻는 말에만 답을 하고 다들 상사의 눈치만 보는 건 아닌가? 왁자지껄했는데 당신이 들어오는 순간 모두 입을 다무는 건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리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다. 가장 먼저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상대에 대한 존중심과 인간으로의 애정이 기본이다. 그 사람에 대해 알고 그 사람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직원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게 겉으로 나오고 직원들은 이를 자연스럽게 느낀다. 그런 면에서 당신은 어떤 리더인가? 직원들 눈에 비친 당신은 어떤 리더인가? 내가 어떤 리더인지를 알 수 있는 질문이 있다. “내 덕분에 직원들이 먹고산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직원 덕분에 내가 먹고산다고 생각하는가?”, “저들이 잘 되어야 내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저들 모두 내 경쟁자라 저들을 물리쳐야 내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직원들이 생각하는 내가 중요하다. 인사권자인 상사는 존재 자체로 어려운 사람이다. 아무리 인간적이고 직원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어도 그들에게 안전감을 갖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부분에 둔감하다면 당신은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직원이 도대체 내게 어떤 존재인지 묻는 것이다. 그들 덕분에 내가 존재한다, 그들이 신명 나게 일을 잘하게끔 하는 게 내 역할이란 걸 인지해야 한다. 또 그 사실을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에 담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이 곧 생각이고, 말하는 걸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말이 곧 그 사람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kthan@hans-consulting.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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