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분다. 인사철이 왔다. 곧 사장급 인사가 있고 임원 인사가 뒤따를 것이다. 축하받는 사람도 있고 떠나는 사람도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아마도 누가 신임 임원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 경영진은 누구를 임원으로 승진시켜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임원이 되는가? 첫째, 경영자 마인드로 일하는 사람이다. ‘임원답다’는 말을 할 때가 어떤 경우인지 생각해 보자. 그것은 임원이 경영자다운 말과 행동을 할 때이다. 그렇다. 임원은 경영자이다. 경영자란 회사나 사업 전체의 시각으로 상황과 일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임원다운 임원은 자신의 부서의 이해관계를 넘어 회사 전체의 관점에서 생각한다. 내 부서가 일하기가 약간 힘들어져도 사람이나 일을 양보하기도 하고 업무를 더 맡거나 만들기도 하는 것이 경영자다운 행동이다. 신임 임원을 코칭 할 때 ‘스스로를 경영자라고 생각하십니까?’ 하고 질문해 본다. 대부분 흠칫하는 눈치이다. 경영자라는 단어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일부 임원급의 전문가를 제외한 모든 임원은 경영자이다. 자신은 그냥 계획된 생산량과 품질만 달성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생산본부장은 잦은 생산 품목 변경이 귀찮기만 하다. 하지만 자신이 사업부의 경영자라고 생각하는 생산본부장은 품목 변경을 요청하는 영업본부장의 사정에 한숨 한 번 쉬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나아가 품목 변경을 자주 하지 않아도 되는 생산계획 방식을 고민한다. 둘째, 자신의 부서가 해야 할 일을 만드는 사람이다. 팀장이 자기 부서의 일을 수행하는 리더라면, 임원은 부서와 회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정의하고 만드는 리더이다. 팀장이 구성원의 실력을 개발하는 리더라면, 임원은 부서와 회사가 가져야 할 역량을 정의하는 리더이다. 임원은 상사, 즉 CEO의 업무 지시를 받는 사람이 아니다. 임원은 상사에게 이러저러한 일을 해 보겠다고, 자신이 할 일을 제안하는 사람이다. 셋째, ‘리더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임원은 단지 팀장보다 더 큰 규모의 인원과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다. 임원 자신과 마찬가지로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는 팀장을 이끄는 리더, 즉 ‘리더의 리더’(a leader of leaders)가 바로 임원이다. 리더의 리더인 임원의 역할은 자신의 부서가 할 일을 창조하고, 그 일을 할 조직을 만들고, 거기에 맞는 리더를 뽑고 육성하는 사람이다. 임원은 부서가 성과를 내고 팀장이 효과적으로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코칭 한다. 위에서 임원이 될 사람의 요건을 몇 가지로 나누었지만 결국 ‘임원다운 사람’이 임원이 되는 것 같다. 찬 바람이 불 때 임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있었으면 하는 사람은 자신을 경영자라 생각하고 회사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일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겠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ckoopark@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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