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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련 유튜브를 보고 사물의 존재 이유에 대한 작은 성찰이 왔다. 영상에서 이계호 박사는 사람의 몸이 흙의 성분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죽으면 흙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원리이다. 자연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흙에 포함된 영양분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를 만들었는데 바로 나무, 채소, 과일 등이다. 이때 흙 속에 들어있는 영양분은 기본적으로 불용성인데 그것을 수용성으로 만들어 식물들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 흙 속의 미생물과 지렁이 등이다. 그들이 땅속에서 살기 위해서는 당연히 산소가 필요하다. 여기에 잡초의 역할이 있다. 잡초는 강한 생존력을 가지고 뿌리를 길게 내린다. 그 과정에서 지상에 있는 산소를 땅속으로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 된다. 미생물과 지렁이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잡초를 함부로 뽑아 내면 안 되는 이유이다.


우리 강산에 가장 많은 나무는 소나무다. 국가 차원의 조림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장 쓰임새가 많은 소나무를 선택했기 때문에 나타난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그럼 두 번째로 많은 나무는 무엇일까? 참나무다. 일명 도토리 나무라고도 불리는 참나무는 어떻게 두 번째로 많은 나무가 되었을까? 누가 깊은 산속에 참나무를 심었을까? 바로 다람쥐이다. 그들은 생명력이 강하고, 욕심도 많아서 부지런히 일한다. 끊임없이 도토리를 물어 와서 본인들만 아는 장소에 저장한다. 그런데 적당히 바보스럽다. 어디에 도토리를 묻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열 개를 묻으면, 그중 한 개만 기억하고 찾아 먹는다. 나머지 아홉 개는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도토리나무로 성장한다.


예전에 코칭 했던 모 기업의 임원이 생각난다. 사업 아이디어도 많고, 추진력도 좋아서 많은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분이었다. 업무 경험이나 연배 등이 비슷해서 서로 공감도 잘 되고, 코치에게도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고객이었다.


“그동안 경험한 리더십의 성공 체험 중, 특히 자랑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나이 먹고 팀장에서 해임된 사람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고, 성과를 창출하게 하여 다시 팀장으로 복귀시킨 것을 자랑하고 싶네요.”


인간미가 느껴지는 리더의 모습이다. 오랫동안 조직에 헌신했던 팀장이더라도 나이 들면 해임되고 구조조정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리에서 물러난 팀장들의 존재 이유를 다시 인식하지 않았다면,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성과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산소를 공급하는 잡초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냈고, 참나무로 성장하는 도토리를 심었다. 만약 리더들이 잡초나 다람쥐와 같은 직원들의 존재 이유를 인식하게 되면, 그들의 리더십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요즘 코칭과 새로운 만남을 하고 있다. 많은 고객을 만나면서 경험이 축적될수록 겸손해지는 나를 만난다. 고객을 생각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서 나의 존재 이유도 구체적으로 인식된다. 우리는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이다. 코칭은 고객의 생각만 일깨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chhan1010@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