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네 번째 코칭 세션에서 A 상무가 코칭 덕에 과속 ’방지 턱’이 생겼다고 말했다. 과속 방지 턱은 보행자의 안전과 생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차량의 과속을 방지하는 시설물이다. 방지 턱이 있는 곳에서 일반 도로의 주행 속도로 달리면 차는 충격을 받고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그래서 운전자들은 과속 방지 턱 앞에서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


A 상무는 부하들과 미팅을 할 때 그들의 의견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지적하고 고쳐주고 싶은 충동을 참기 힘들어했다. 일단 자기 말을 시작하면 한참 동안 흥분한 상태로 말을 쏟아냈다. 이제는 그런 상황을 만나면 심호흡을 하고 마치 과속 방지 턱을 지날 때처럼 자신이 질주하지 않도록 조심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참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부하들의 의견을 듣다 보니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발견하고 그들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자기감정도 진정되어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너무 부하들의 평가를 신경 쓰는 소심한 리더가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고 회사 일에 대한 자신감도 예전 같지 않다며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추어 말한다.


“솔직히 회사 일이 신나지 않아요. 직원들 만나는 것도 거북하고. 얼마나 이렇게 계속할 수 있을지도 염려됩니다.”

“그랬다면 많이 답답하시겠다. 이게 최선인가? 하는 의심도 들고... 그럼 방지 턱에 대해 함께 고민을 해볼까요?”


그가 언급한 ‘방지 턱’을 이용하여 질문을 했다.


“방지 턱을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드세요?”, “방지 턱이 내게 유익한 점은 무엇인가요?”, “방지 턱이 방해가 될 때는 언제인가요?”


A 상무는 자신의 강점인 추진력을 맘껏 발휘하지 못하면 에너지가 떨어진다. 그는 잠시 생각하며 멈췄다가 다시 말을 이어간다. 방지 턱이 필요하지만 그다음 행동을 어떻게 할지는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부하들의 의견을 잘 듣는 것이 필요하지만 일단 계획이 정해지면 예전처럼 자신 있게 추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질문에 대답하는 A 상무의 목소리에 힘이 느껴진다.


차량의 이동 기능이 중요한 도로에는 방지 턱을 설치하지 않는다. 이면 도로의 방지 턱도 높이가 10cm를 넘을 수 없다. 방지 턱의 기능을 방해하고 차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관리와 통제를 강조하면 조직은 경직되고 창의력과 동기는 숨을 죽인다. 반대로 자율과 소통만을 강조하면 조직은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효율성과 생산성이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지 턱도 필요한 곳에 적당한 크기로 설치되어야 한다.


“아 방지 턱이 문제가 아니었네...” A 상무가 큰 소리로 웃는다.


방지 턱을 만나면 무조건 조심하고 위축되었던 A 상무가 이제는 방지 턱 활용법을 더 잘 알게 된 듯하다.


※코칭 사례 게재 동의를 받은 글입니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jongkim1230@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