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좋은 팀은 어떤 팀일까? 팀원들이 서로 협력하고 팀의 목표를 훌륭하게 달성하는 팀일 것이다. 데니얼 코일은 흥미롭게도 미군 특수부대, 구글 같은 IT기업, 스포츠팀만이 아니라 끝내주는 성과를 보였던 국제적인 보석도둑단까지 연구해서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지를 썼다.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검색창과 광고를 결합하는 소프트웨어 엔진 개발 콘테스트가 있었다. 압도적인 우승후보는 오버추어였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당시 소규모 벤처에 불과했던 구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들도 개발 초기엔 애를 먹었다. 개발이 생각대로 진전되지 않자, 답답했던 창립자 레리 페이지는 직원들이 자주 드나드는 사무실 주방에 이런 쪽지를 붙여 놓았다. ‘이 광고 형편없네!’ 이걸 본 직원 제프는 자리에 돌아와서 광고 엔진을 손보기 시작했고 주말에 출근해가며 몰두해서 3일 만에 개선했다.


이 일은 구글이 엄청난 반전을 맞은 계기였지만 정작 그는 나중에 그렇게 대단한 일이었는지를 잘 기억하지 못했다. 평소와 비슷하게 행동했다고 회상할 뿐이었다. 그들은 밀착도가 높았고 대면 소통이 원활했다. 반면 오버추어는 자금력이 풍부했지만, 의사소통이 경직된 상태라서 일 하나 추진하는 데 수많은 회의와 승인이 필요했다. 구글이 이 게임에서 승리한 것은 더 영리해서가 아니라 더 안전했기 때문이었다.(데니얼 코일,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2018)


팀이 일하게 하려면 안전감이 필수다
팀 워크가 무슨 뜻인가? 팀이 일한다는 뜻이다. 네트워크는 무슨 뜻인가? 그물망 즉 관계가 작동한다는 뜻이다. 팀이 일하게 하려면 안전이 핵심이다. 솔직하게 실수를 고백하거나 모른다는 사실을 말하거나, 다른 의견을 주장할 수 있지는 중요하다. 그래서 핵심은 ‘이곳은 지금 안전한가?’ ‘이들과 함께 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에 답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문화가 행복하고 유쾌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좋은 팀은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데 더 큰 관심을 쏟는다. 리더는 이런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주어야 한다. “1. 당신은 이 집단에 속해 있다. 2. 이 집단은 특별하며 기준이 높다. 3. 당신이 이 기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심리적 안전을 위한 소속 신호(belonging cues)도 중요하다. 한 팀이라는 무의식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행동들은 실은 사소하고 원시적인 것들이다.


1) 구성원들이 비슷한 비중으로 말하고 듣는다. 2) 자주 시선을 마주치고 활력 있는 제스처를 보인다. 3) 리더에 한정하지 않고 서로 직접 소통을 한다. 4) 팀 안에 대화 채널이 확보되어 있다. 5) 주기적으로 팀 외부로 나가 활동하고, 복귀하면 습득해온 정보를 나눈다.


펜틀랜드의 연구에 의하면 팀 성과를 예측하는 용도로 이보다 더 강력한 지표는 없었다.


리더는 완벽을 추구하되, 완벽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완벽주의는 탁월함의 추구와는 다르다. 완벽주의 패러다임을 가지면, ‘내가 성취한 것이 곧 나’이기 때문에 자신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또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래서 자기 파괴적인 측면이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사람들을 실망시키거나 비난받을 수 있다는 공포가 따라다닌다. 타인을 진정으로 칭찬하고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중요한 것은 리더의 정서는 매우 빠르게 전염된다는 것이다. 본인이 안전을 경험하지 못하는데, 팀의 안전을 챙기겠는가? 리더가 자신의 불안을 투사하지 않고, 큰 도전 앞에서 중심을 잡으며,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느끼고 할 말 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리더는 큰 바위처럼 의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럴 때 진짜 존경이 시작된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elenko@kookmin.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