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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 호랑이 해가 밝았다. 호랑이의 기세로 활기찬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호랑이는 용맹한 데다가 강력한 뇌 시냅스를 가지고 있어서 모든 동물 중에서 기억력이 최고라고 한다. 매너도 좋다. 사냥 도중에 다른 호랑이가 끼어들면 함께 사냥을 하거나, 암컷과 새끼가 먼저 먹이를 먹을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자연계에서 가장 밝고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다(리차드 조지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삼림 캠페이너). 밝은 눈과 용맹함, 기억력과 매너까지? 올해는 호랑이만 닮으면 완전 좋겠다!


어떤 소망을 품고 새해를 맞고 계시나요?
나는 조용한 시간에 개인적인 소망, 직업적인 바람을 글로 적어본다. 새해를 맞는 하나의 의식ritual이다. 꼭 이뤄내야 한다는 압박감보다는 방향을 정하는 의미라서, 생각해 보고 써가는 과정 자체를 나는 좋아한다. 건강과 지적, 영적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해 보고 직업적으로 성취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 본다. 가족 친구 등 소중한 관계도 되돌아보게 된다. 셀프 코칭 효과가 톡톡히 있다.


독자분들은 어떤 소망을 품고 새해를 맞으시는가? 내 운동을 지도해 주는 코치에게 새해 목표를 물었더니, 자신은 목표를 세워 매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친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는 게 좋다는 거다. 그렇지. 목표와 계획을 누구나 세우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효과적인 방법이 뭔지 알면 됐다. 그것도 중요한 자기인식이다.


목표를 이루는 방법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자신의 강점을 살리면 더 쉽고, 더 지속적이다. 나는 단계별로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한다. 공부든 운동이든 책 쓰기든, 단계별로 계획을 세워놓고 꾸준히 실행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멋진 결과가 나왔을 때 한 번이 아니라 매 과정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예를 들어 외국어 완전 정복이 최종 목표라면 주 2회 테드 강연 듣고 스크립트 읽기, 같은 식이다. 할 일을 하고 ‘완료’ 표시를 하는 게 만족스러웠던 이유는 나에게 ‘성취’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강점을 살려서 새해 목표를 이루기
운동도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면 훨씬 쉽고 효과적이다. 미국 갤럽의 강점 코치인 Danny Lee는 자신의 ‘연결성’ 덕분에 혼자 하는 운동은 재미가 없고 쉽게 포기했었는데, 팀을 이루어 서로 격려하면서 사이클을 하니 굉장히 효과적이라고 했다. 나이가 적지 않은 나의 지인은 멋진 보디 프로필을 찍겠다는 목표를 세워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엄청난 강도의 운동을 소화했다. 그가 보내온 보디 프로필 사진은 상상 이상이었다. ‘존재감’이 그의 강점일 것으로 짐작해 본다. 아마 그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는 지인들의 반응과 찬사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되었을 것이다. 다른 친구는 건강을 위해 인위적인 뭔가를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건강이 가장의 의무라고 정의하고 가족에게 선포하고 나니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책임’​ 강점이 짐작된다.


업무 목표도 그럴 것이다. 예를 들어 영업 실적을 높인다고 할 때, ‘​성취’​ 강점이 있는 사람은 매주 세일즈 제안 몇 회 하기, 같은 계획을 세워 두고 체계적으로 실행하는 방식이 좋다. ‘​커뮤니케이션’​​ 강점이 있는 사람은 대화하는 걸 즐기고 잘하기 때문에, 이메일이나 제안서보다 전화나 대면 미팅을 통해 고객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다. 당연히 성과도 더 좋다. ‘​​승부’​​ 강점이 있는 사람은 견줄 대상이 있을 때 더 잘한다. 누구처럼 된다거나, 누구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강력한 드라이브가 되기 때문이다. ‘​​공감’​​​이 강점인 사람은 고객의 어려움과 니즈를 잘 느끼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강력한 무기다. 말을 청산유수같이 하지 못해도 엄청난 성과를 내곤 한다.


재무적인 목표도, 가족과의 시간 같은 관계 목표도 자신의 강점을 살려서 더 쉽게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그래서 우선 자신의 강점을 깊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언제 어떤 일을 쉽게 이루었는가? 어떤 활동에 쉽게 몰입되었는가? 따져보지 않아도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활동은 무엇이었는가? ‘내가 어떻게 이걸 해냈지?’라고 생각한 일들은 무엇이었는가? 이 질문들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강점을 드러내 준다. 그걸 잘 활용해 보자. 훌륭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 우리가 남처럼 될 필요는 없다. 자기 스타일의 강점을 최대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자신의 강점을 잘 알고 스스로 믿는 것, 이것만큼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것은 없다. 새해에는 우리 안의 호랑이가 ‘어흥!’하며 자유롭게, 또 매너 좋게 활개치는 꿈을 꾸어 본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elenko@kookmin.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