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친한 후배들을 만날 때 그들의 강점보고서를 출력해서 가지고 간다. 오랜만에 만나 막걸리를 한잔하면서 이야기가 무르익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재능 테마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강점보고서를 처음 접한 고객이 말했다. “평생 저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알아준 건 이 보고서밖에 없습니다. 이 보고서를 보면서 울컥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했지만, 보고서를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어떤 분이 말했다. “코치님, 재능 테마의 관점으로만 상대방을 바라보면 너무 편협해지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오랫동안 이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됐다. 내 차에 블랙박스가 없다는 걸 알고 아들이 말했다. “아빠, 제가 차에 블랙박스를 달아드릴게요.” 예전 같으면 “됐다. 내 차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반응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들의 심사숙고 테마가 생각났다. ‘아~ 얘는 심사숙고 테마가 있지. 매사의 위험을 미리 점검하고, 온갖 장애요인들을 잘 분석해서 거기에 대비해야 마음이 편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고맙다. 언제 달아줄래?” (아들의 고마운 마음만 받고, 블랙박스는 내 돈으로 달았다.) 재능 테마에 꼬리표를 붙이면 편협한 시각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게 되겠지만, 상대의 재능 테마가 가진 특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이는 오히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상대가 편안하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게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배려하게 된다. 재능의 관점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걸 일상에서 늘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행복할까? 네팔에선 인사를 할 때, 서로를 향해 양손을 모으고 ‘나마스테(Namaste)’ 하고 말한다. ‘나마스테’는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존경의 인사를 합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문득, 재능 테마의 관점으로 상대를 보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iamcoach@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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