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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친한 후배들을 만날 때 그들의 강점보고서를 출력해서 가지고 간다. 오랜만에 만나 막걸리를 한잔하면서 이야기가 무르익고 나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재능 테마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너는 최상화 테마와 개발 테마가 동시에 있어서, 사람들의 탁월함을 잘 알아차리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균형 감각이 있구나~”
우리는 최상화 테마와 개발 테마가 가진 힘과 차별성에 대해 서로의 경험들을 이야기한다. 웃고 떠드는 가운데, 재능 테마들의 힘과 잠재적 취약성이 서로 보완관계에 있고,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해준다는 걸 알게 된다.


강점보고서를 처음 접한 고객이 말했다. “평생 저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알아준 건 이 보고서밖에 없습니다. 이 보고서를 보면서 울컥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했지만, 보고서를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강점 보고서에 대해 공감하고 또 감동하기도 한다. “정말 신기합니다. 어떻게 제 마음을 이렇게 알아주는지...” 그런데 거기까지다. 한 번 읽고 난 후에는 잊어버린다. 이걸 일상생활과 업무에 잘 활용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어떤 분이 말했다. “코치님, 재능 테마의 관점으로만 상대방을 바라보면 너무 편협해지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오랫동안 이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됐다.
“그럴 줄 알았다. 너는 심사숙고 테마가 있어서 매사를 너무 따져!”, “넌, 커뮤니케이션 테마가 있어서 말이 너무 많아~”, “넌, 너무 나대는 게, 사교성 테마 때문이야~” 바로 이렇게 꼬리표를 붙이는 거였다.


내 차에 블랙박스가 없다는 걸 알고 아들이 말했다. “아빠, 제가 차에 블랙박스를 달아드릴게요.” 예전 같으면 “됐다. 내 차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반응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들의 심사숙고 테마가 생각났다. ‘아~ 얘는 심사숙고 테마가 있지. 매사의 위험을 미리 점검하고, 온갖 장애요인들을 잘 분석해서 거기에 대비해야 마음이 편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고맙다. 언제 달아줄래?” (아들의 고마운 마음만 받고, 블랙박스는 내 돈으로 달았다.)


재능 테마에 꼬리표를 붙이면 편협한 시각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게 되겠지만, 상대의 재능 테마가 가진 특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이는 오히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상대가 편안하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게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배려하게 된다. 재능의 관점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걸 일상에서 늘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행복할까?


네팔에선 인사를 할 때, 서로를 향해 양손을 모으고 ‘나마스테(Namaste)’ 하고 말한다. ‘나마스테’는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존경의 인사를 합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문득, 재능 테마의 관점으로 상대를 보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의 재능 테마가, 당신 안에 있는 재능 테마에게, 존경의 인사를 보냅니다.’ 너무 나간 것일까?

* 칼럼에 대한 회신은 iamcoach@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