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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경영원이 설립 10년을 맞았습니다.

10년 전 저와 후배, 단둘이 시작한 여정이었죠. 육아를 위해 잠시 쉬고 있던 후배 윤지영 코치를 어느 백화점 커피숍에서 만나, ‘코칭회사 같이 하지 않을래?’라고 물어보던 그 개방된 자리의 소음들과 어지러운 레이아웃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돌아보니 중요한 순간이었네요.


그때 가슴 뛰었던 이유는 몸이 가벼워지자 큰 조직에서는 못했던 일을 시작할 수 있어서였습니다. 코치가 되려고 코칭 교육을 받은 분들이 실제 기업 코칭을 할 수 있도록 준비와 훈련을 돕는 것이 바로 그 일이었죠. 기업 경력이 훌륭하고, 상당한 코칭 교육을 받고, 코치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도 곧바로 기업 코칭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적인 코칭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기업에서는 검증이 안 된 코치에게 코칭을 의뢰하려 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 늘 그게 마음에 걸렸었죠. 힘든 코칭 교육을 마치고 자격증도 받았는데 어디서 코칭을 시작해야 하느냐고, 마치 저를 향해 무언의 질문을 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새 코치들에게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이 있고, 교육과 실행 사이에 빠진 고리(missing link)를 이어줄 징검다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아는 중소기업과 기관, NGO 등을 찾아다니며 7~8개 코칭 프로젝트를 개발해서 실전 훈련을 했습니다. 우리는 소중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피드백을 나누고 더 좋은 코칭 방법을 연구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 책으로도 만들어서 <자신의 스타일로 승부하라>, <그룹 코칭> 같은 책이 코치들의 공저로 출간되었습니다.


이렇게 연구와 실행을 함께 하는 코치 훈련 프로그램은 SIG(Special Interest Group), CRG(Clients Research Group) 연구그룹으로 이어지면서 현재까지도 코치들이 서로 훈련을 돕고, 피드백을 하고, 함께 연구하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희는 10년 만에 70여 명의 코치진과 함께 하는 그룹으로 성장했고 <코칭하는 조직만 살아남는다> 같은 코칭 문화 확산에 꼭 필요한 저작물을 내고 있습니다. 코칭의 양적 확대 속에 소홀해지기 쉬운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코칭 슈퍼비전을 시작했습니다. 국제코치연맹(ICF)의 국제 코치 자격 과정인 전문코치 양성과정(Business Coaching Mastery) 교육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코치를 매년 양성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매출이 아닌 코치의 윤리와 지식 생산력

저희는 ‘코치는 기준이 높은 직업’임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높은 기준이란 화려한 학력과 경력이 아니라, 코치로서의 윤리적인 기준입니다.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으며, 고객의 성장을 위해 헌신하고, 비밀 유지를 하는 ‘코치다움(Being a coach)’을 완성해가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코칭은 개발을 위한 일이며, 그러므로 코치는 성장의 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가장 신뢰받는 회사, 빠른 성장, 규모와 매출 1위의 코칭펌이라는 결과보다 더 자랑스러운 것은 지식의 공유와 생산이 가장 많은 코칭그룹이라는 점입니다. 코치진 대다수가 자신의 저서를 내고 있고,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글을 쓰며 연구해 나갑니다. 지성이란 좋은 학력이 아니라, 가설을 탐구하고 증거를 축적해 나가는 날카로운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칭 업계만이 아니라 다른 산업도 그렇지 않을까요? 오늘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가, 무엇을 시도하고 결과를 내고 있는가, 어떤 주제를 연구하고 있는가? 경쟁자들에게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다음 10년을 위해

우리의 여정에 큰 전환점이 된 것은 미국 Gallup 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강점 코칭’ 운동을 시작한 일입니다. 약점 위주의 교정적 문화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강점을 발견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코치인 우리들도 변화시켰고, 코칭 고객의 자신감과 성과를 높이고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큰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한국의 기업들이 긴 근로시간이 아닌 몰입도를 높임으로써 생산성 높은 일터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코칭경영원의 사명은 한국 사회의 코치가 되는 것입니다. 함부로 판단하고 조언, 훈계하는 것은 코치와 가장 거리가 먼 일입니다. 스스로 답을 찾도록 영감을 주고 고객과 함께 탐구해 나가는 생각의 파트너가 되고자 합니다. 저희는 한국 사회의 코치가 되는 길을 겸손하게, 꾸준히 추구해 나가겠습니다. 저희와 함께해 준 고객들, 업계의 동료들, 학계의 연구자들, 인간 능력의 개발에 헌신해온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elenko@kookmin.ac.kr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