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회사들이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몇 달째 하고 있다. 근데 여기에 대한 직원들과 팀장 혹은 임원들의 생각에 차이가 크다. 상황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직원들 대부분은 재택근무에 대해 긍정적이다. 90% 이상의 직원이 가급적이면 재택근무를 하고 필요에 따라 일주일에 한두 번만 회사에 나와도 충분하다고 얘기한다. 근데 팀장들 생각은 다르다. 반 이상의 팀장들은 부정적이다. 그들은 눈앞에 직원들이 있어야 안심한다.
왜 이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일까? 일에 대한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직원들 입장에서 재택근무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일까? 일단 출퇴근에 에너지와 시간을 뺏기지 않는다. 이게 가장 크다. 직장과 가까이 사는 사람은 낫지만 많은 직원들은 길게는 한 시간 이상을 출퇴근하는 데 쓴다. 붐비는 교통수단을 이용해 가장 머리 맑은 시간에 출근한다는 건 그 자체로 낭비다. 오가느라 몸과 마음은 이미 지친다. 또 다른 하나는 몰입도의 향상이다. 같은 공간에서 다같이 근무하면 집중하기 힘들다. 수시로 상사가 부르고 동료가 말을 걸고 남의 전화 소리 같이 듣지 않아도 될 소리에 신경이 쓰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방해요인은 회의다. 수시로 회의를 하느라 일을 할 수 없다.
근데 팀장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뚜렷한 자기 일을 직접 하기보다는 직원들이 하는 일의 관리와 감독을 그들 일로 생각한다. 직원들이 눈앞에 있으면 가능한데 직원들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 혹시 딴짓을 하는 건 아닌가 의심하고 불안하다. 무엇보다 회의에 대한 두 계층의 시각차이가 크다. 직원들은 회의 때문에 일을 못한다, 그건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팀장들은 회의하는 게 자기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회의를 하지 못하면 불안하고 초조하다. 근데 과연 그럴까? 회의를 하는 게 그들의 역할일까?
앞으로는 원하건 원치 않건 비대면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이건 도도한 시대의 흐름이다. 그렇다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역할변화에 대한 인식변화다. 그동안 팀장의 역할은 직원들의 관리와 감독, 회의 주재, 상사의 지시를 아래에 전달하는 일 등이었다. 물론 그 외의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 팀장들은 이런 걸 자기 일로 생각해왔다. 더 이상은 아니다.
비대면에서 팀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일까? 일단, 명확한 일의 구분이다. 역할과 책임에 대해 명료함이다. 대충 알아서 하라고 하면 안 된다. 무슨 일을 언제까지 어떤 형태로 해야 한다는 걸 팀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피드백이다. 직원들이 한 일에 대해 그때그때 확실하게 피드백을 해야 한다. 잘 한 일은 잘했다고 하고, 고칠 것은 이렇게 고치라고 해야 한다. 셋째, 갈등해결 및 조정이다. 각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결과물로 얘기하다 보면 당연히 에러가 많이 난다. 기대치와 결과물이 다를 수도 있다.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해 개인간 갈등이 생기기 쉽다. 한 사람의 잘못 때문에 다른 사람이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도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그때그때 바로 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런 조정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는데 여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넷째, 새롭게 가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사업개발을 할 수도 있고, 프로세스 단축을 통한 원가절감일 수도 있다.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은 판이 바뀐다는 것이고 판이 바뀌면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하고 거기에 따른 역할의 재조정이 필요해진다.
정답은 없다. 상황에 따라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정답을 찾아야 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역할변화는 어떠한가?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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