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등물기 김소운 잘근잘근 물었습니다. "엄마! 내 손등을 왜 물어?" "응, 그건 엄마가 너를 너무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야." 아기도 엄마의 손등을 꽈~~~~~악 깨물었습니다. "아야! 아프게 물면 어떡하니?" "응, 그건 내가 엄마보다 더 많이 사랑하기 때문이야."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의 오리아나 아라곤 박사(Oriana R. Aragón, Ph.D.)는 2015년에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진행했다. 109명의 참가자에게 버블랩(뽁뽁이)을 쥐어주고 귀여운 모습의 동물과 감정이 없는 중립적인 동물들의 모습을 차례로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어느 장면에서 이 버블랩을 많이 터뜨렸을까?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귀여운 동물의 사진을 만났을 때, 웃음을 지으며 이 버블랩을 가장 많이 터뜨렸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적 용어로 '귀여운 공격성' (Cute Aggression)이라고 했다. 귀여운 어린 아이를 보면 '깨물어 주고 싶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 용어에 의하면 나름 근거 있는 말이 된다. 공격성 이론은 원래 프로이드 이론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인간에게 원시적인 공격성의 본능이 있다고 한다. 이는 본능적 공격 경향은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시도가 좌절되었을 때나 자아의 기능을 방해하는 위협에 직면했을 때면 언제나 발생한다. 공격에너지를 발산하는 방법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식(예 : 열심히 일하기, 운동하기)과 용인되지 않는 방식(예: 욕하기, 싸움, 물건 부수기)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또한 공격 충동이 몸 밖으로 적절히 발산되지 못한 채 체내에 쌓이면 자기를 공격함으로써 자기 처벌, 자기 훼손이나 자살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 가정이나 일상에서 공격성이 과도하게 꺾이면 자기 주장을 못하고 남에게 맞추며 살아가게 된다. 참 자아는 감추고 가면 쓴 거짓자아만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공격성은 적응적이다. 공격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본 욕구를 만족시키도록 도와주며 자기를 파괴하기보다는 오히려 생명력을 촉진하도록 기능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격성이라는 말 자체는 중립적이다. 공격성은 공격적인 모습으로 표출될 수도 있고, 유연하고 성숙된 모습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 땅콩 회항 사건에 이어 물 컵 사태로 이어진 이번 대한항공 한진그룹 고위층의 갑질은 성숙되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 안의 동물적 공격성을 여과 없이 사용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특히 한 개인만이 아니라 가족들이 연계된 공격적 갑질이라 더욱 큰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공격의 본능은 원유와 마찬가지이다. 원유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지만 가공의 단계를 거칠수록 매우 유용한 에너지원이 된다. 그 가공하는 단계를 우리는 성숙의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한 단계가 잘 성숙되면 바람직한 관계성과 자기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주체성이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성숙은 직장 특히 상사와 부하 관계에서 공격성이 발휘될 때에도 '귀여운 공격성' 정도로 멈추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프로이드는 사람에게 두 가지 본능 즉 사랑의 본능과 공격의 본능이 있다고 보았다. 사랑의 본능은 연결하고 결속을 추구하고 일치하려는 합일 본능을 말하고, 공격의 본능은 자기를 보호하고, 자기 권리를 주장하고,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 자기를 실현하는 본능을 말한다. 그러므로 사랑의 본능에는 수용하고 받아주는 감성적인 면이 있는가 하면 공격의 본능에는 단호하고, 밀어붙이고, 냉철하게 추진하는 면이 있다. 그는 사랑을 하려면 사랑의 본능만 가지고는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즉 사랑의 가치를 보호할 공격 본능에 해당되는 울타리도 필요하고, 그 안에서 사랑을 키워낼 사랑의 공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칭에서도 두 가지 본능 즉 사랑의 본능과 공격의 본능을 잘 활용하면 더욱 바람직한 코칭이 될 수 있다. 상대를 배려하고, 공감해 주고, 연민의 마음을 보내는 등의 사랑의 본능과 고객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필연코 성취할 수 있도록 인정하고 격려하는 한편, 상대에게 필요한 피드백도 솔직하게 해주고 때로는 상대를 일깨우는 강력한 메시지도 전해주는 공격의 본능이 균형을 이룬다면 더욱 효과적인 코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전문코치로서 성숙된 위 두 가지 본능을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고 있는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내가 단호하게 'NO'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꼭 해내야 할 것, 하고 싶은 것을 살려내도록 'YES'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칼럼에 대한 회신은 7hspark@naver.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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