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을 위해 다면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대체로 세 가지 결과가 나타난다. 첫째,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한 방향으로 나온다. 존경 받는 리더이거나, 기피 대상이거나,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에 대해 똑같이 생각하는 경우다. 둘째, 평판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경우다. 절반 정도는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절반 정도는 좋게 말하지 않는다. 대체로 이 경우가 많다. 셋째, 말하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른 경우다. 10명을 인터뷰 했는데, 10명의 평가가 모두 다른 경우가 있다. 난감하다. 누구의 말이 맞는가? 인터뷰 결과를 전달하면 반응 또한 세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적극적으로 결과를 수용한다. 피드백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한다. 둘째,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다. “아, 그렇습니까? 그렇게 나왔군요!” 그리고 나선 피드백 결과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셋째, 피드백 결과에 반발하는 경우다. “그 사람들이 저를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그들이 본 저의 모습은 일부이고, 자기 선입견으로 판단한 겁니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저의 모든 걸 알 수 있겠습니까?” 의사들은 병식(病識, 병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람들을 제일 치료하기 어렵다고 한다. “걱정하지 마세요. 내 병은 내가 알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 이런 사람들은 자신은 병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 병은 더 악화된다. 피드백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자신이 뭘 잘하고 있는지, 뭘 잘못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다. 리더는 피드백을 받지 못하면 독재가가 되고, 직원들은 피드백을 받지 못하면 무능해진다는 말처럼, 피드백은 자신의 현재를 알게 해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이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론 피드백을 받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다면 인터뷰 결과를 전해주면, 20년 또는 3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는 건 처음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현실에선 제대로 피드백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D기업 최 전무 이야기다. 이분은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이른바 ‘피드백 써클’을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었다. 대리 과장 차장 부장급에서 비교적 솔직하게 피드백을 해 줄 사람을 정해서, 주기적으로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한다. 직원들은 처음엔 의아해하고, 있는 그대로 말해 주길 꺼려했지만, 최 전무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개선하려고 노력하니까, 이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피드백 해준다고 한다. 최 전무가 말하는 피드백 받을 때의 준수사항이 있다. “피드백 내용에 대해 절대로 변명하거나, 설명하거나, 설득해선 안 됩니다. 비록 속이 쓰리고 아플지라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은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다음부턴 솔직하게 말해주지 않습니다. 고맙다고 말하고, 개선 노력을 보여주는 것, 그게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비결입니다.” 모두가 최 전무처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아무리 피드백을 받고 싶어도 잘 주질 않는다. S기업 신 상무는 직원들에게 존경받는다. 물론 성과도 잘 낸다. 신 상무는 매일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스스로에게 두 가지를 묻는다. 첫째, 오늘 내가 무슨 말을 했는가? 둘째, 오늘 내가 말한 것 중에서, 지키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그는 자신이 한 말은 꼭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지키지 못할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신 상무의 제일 중요한 가치다. 신 상무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피드백을 해주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피드백을 합니다. 매일 셀프 피드백 합니다. 셀프 피드백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에 자신에게 솔직 하기만 하면 됩니다.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의 잘못을 따지는 시간이기에 이 시간은 매우 아픈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 아픔을 겪어 내기만 하면, 오늘은 어제보다 더 새로워지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탁월해집니다. 매일 셀프 피드백 하는 시간은, 자신의 탁월함이 만들어지는 시간입니다.” 내가 아무리 원한다 해도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상시적으로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 신 상무의 말처럼 셀프 피드백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 상무의 말을 듣고 난 후, 코칭을 마치고 나면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 코칭에서 잘한 게 뭐지? 아쉬운 건 뭐지? 뭘 더 강화하고, 뭘 개선해야할까?’ 나의 셀프 피드백이다. 이 시간은 송곳처럼 아픈 시간이다. ‘찌르고 또 찌르면 탁월함이 만들어질까.’ * 칼럼에 대한 회신은 iamcoach@naver.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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