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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내게 책을 권하면, 나는 읽으려고 계획했던 책들을 제치고 그 책을 재빨리 사서 읽는다. 왜냐면 무언가 내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거나 혹은 나와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다. 그런 생각에서인지, 코칭을 할 때도 고객의 코칭목표에 도움이 될 책을 권하는 것은 내가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프로세스 중 하나다. 

지난달 코칭을 시작한 고객에게도 3권의 책을 추천했다. 김주환의 ‘회복탄력성’, 정동일의 ‘사람을 남겨라’, 신시아 몽고메리의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남들에게는 세 개가 넘어가면 기억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대지만, 내 자신이 단순함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해당 고객의 경우는 Transitional Leadership이 코칭주제 였는데, 이미 전문적 기술을 가지고 가치를 창출하며 지금의 자리까지 온 것이 검증된 까닭에 인간적 기술을 위해 ‘사람을 남겨라’를, 개념화 기술을 위해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를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도 직원들에게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다 잘 될 것이라고 독려해야 하는 리더 자신의 긍정성 유지를 위해 ‘회복탄력성’을 추천했다.

사회심리학자인 로버트 카츠는 ‘효과적인 관리자의 기술’이라는 글에서 ‘전문적, 인간적, 전략적 기술’을 거론했다. 그는 관리기술(역량)과 조직 내 계층간의 관계를 고려한 결과, 다음의 세가지를 중요한 기술로 꼽았다. Technical skills(전문적 기술로 특별히 낮은 단계의 매니지먼트에 중요한 역량), Human skills(인간적 기술로 모든 단계의 매니지먼트에 필요한 역량), Conceptual skills (개념화 기술 전략으로 특별히 상위 매니지먼트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한 역량)이 그것이다. 

고객에게 책을 추천하고 몇 주 후, 휴가를 즐기고 있던 도쿄로 그 고객으로부터 카톡이 날아왔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카톡드립니다. 지금 코치님께서 추천해 주신 회복탄력성을 완독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좋은 책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막연하게만 느꼈던 행복의 기준과 삶은 원래 어려운 것이고 항상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리더십이라는 것이 막연하고 관념적이었는데 자기조절능력을 기본으로 대인관계능력이 중요하며 이는 뇌가 관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마지막 장에서 얘기한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첫째 나의 강점을 찾고 그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둘째 감사하기와 규칙적인 운동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저의 리더십을 높이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 드리며 휴일 남은 시간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귀국해서 다시 만났을 때, 그 고객은 내가 공유한 책 사진을 보고 예전에 누군가가 자신에게 선물해 줬던 게 생각나 찾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뜻하지 않게 많은 것을 얻었다고 했다. 먼저 자신이 가졌던 질문에 답을 찾았고, 아침에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만의 시간을 다시 갖게 돼 마음도 편안해 졌다고 한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업 되었다. 

더한 감동은 그 고객이 최근 공유해 준 얘기이다. 별도의 코칭노트를 마련해서 각 페이지에 직원이름을 적고, 매일 저녁 한 사람을 선택해서 감사의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감사의 글을 쓰려고 하니 직원들을 더 관찰하게 되었고, 각기 어떤 동기요소를 가졌는지 까지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그 부분이 쉽지는 않더라는 얘기이다. 가슴까지 뭉클해 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누군가 당신에게 책을 권한다면 꼭 그 책을 읽어보라고’ 간곡히 권한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을 글귀가 가슴에 콕 박힐 것이다. 책은 자신을 열어 그때 당신이 필요로 했던 그 어떤 것을 보여줄 것이다. 게다가 누군가 권한 책은 읽고 나면 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얘기 거리가 풍부해지니, 책은 당신과 사람까지 이어주는 좋은 친구임에 분명하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jsunlab@gmail.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