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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좋은 점은 새 결심을 할 수 있는 점이다. 작년과 다를 게 없는데 단지 달력이 바뀌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뛰어보자 팔짝” 하며 과거를 청산하고, 한 해의 경계를 넘어 새해 새 다짐으로 출발할 수 있다. 송구영신의 의식(儀式)을 통해 의식(意識)의 새 옷을 산뜻하게 갈아입을 수 있다.


2024년 나의 결심은 ‘내 삶의 주인 되기’이다. 구체적 행동지침은 “부정적 bmw를 긍정의 BMW로 바꾸자”다. 부정의 bmw가 blaming(비난) mourning(비탄) whining(징징대기)라면, 긍정의 BMW는 Breathing(심호흡) Mirroring(성찰) Wandering(탐구)이다. BMW란 용어를 접한 것은 지난 9월 진행된 팀 코칭의 구루 피터 호킨스 박사의 ‘시스테믹 팀 코칭 인증 프로그램(Systemic Team Coaching Certificate Program)’에서였다. 그의 교육 중 ‘부정의 bmw를 긍정의 BMW로 만들라’란 한 마디가 죽비 소리처럼 내 의식을 일깨웠다. (나 나름대로 부정은 소문자로, 긍정은 대문자로 표시해 보았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 박사는 “삶에서 주도적인 사람은 자신의 노력을 주도성과 책임감을 갖고 '영향력의 원'에 집중시킨다”라고 말한 바 있다. BMW는 이를 구체화해 ‘쪼개어 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하기’를 좀 더 쉽게 만든다. △감정을 억제하지 않되 심호흡하며 절제하기 △자책하지 않되 남을 책망하지도 않기 △상황을 직시하되 한계성보다 가능성 탐구하기 등등 내 버전의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실행해 보려고 한다. 윈스턴 처칠 총리의 ‘두려움은 반응이지만 용기는 결단’이란 말처럼 ‘반응하기보다 결심하기’의 BMW 실행을 하자는 게 나의 2024년, 갑진년의 다짐이다.


BMW는 동양 고전의 ‘불원천 불우인’(不怨天 不尤人.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는다)과 통한다. 〈논어〉의 《헌문편》에서 공자는 “(시운)이 따라주지 않아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어느 때든 자기를 돌이켜 스스로를 닦아나가면 하늘은 알게 마련이다”라 말한다. 〈중용〉에선 “나를 먼저 바르게 하고 남을 탓하지 말라.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아래로는 남을 탓하지 말라”라고 지적한다. 누누이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실행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불우인(不尤人)’에서 우(尤)는 ‘탓한다’와 ‘더욱’이란 뜻이 함께 있다. 원래 오른손이 뻗어나가는데 가로막힌 모습에서 비롯됐다. 탓하고 싶은 한계 상황이라도 극복하기 위해선 한층 더 애써야 한다는 지혜가 함축돼 있다.


탓하느냐, 한층 더 애쓰느냐에서 삶의 주인이냐, 아니냐가 갈린다. 연초의 결심을 단지 작심이 아닌, 연말의 결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BMW의 최고봉이다. 올 연말 주저함이나 후회가 아닌 결과로 여러분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blizzard88@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