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을 하다 보면 가끔 당혹스러운 질문을 받는다. “욕 잘하고 부하에게 막 대하는 사람이 출세합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과거 리더십의 기준이 ‘카리스마형’이다 보니 자기 주관이 강하고 추진력 있는 리더가 성품과 상관없이 훌륭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한 번은 최고경영자 코칭 고객으로 인격과 실력을 두루 갖춘 CEO를 만난 적이 있다. 이 분은 포용력과 소통 능력을 갖춘 외유내강형 리더였다. 원칙과 시스템 정립, 스토리텔링을 통해 조직개발을 추진하고 실력제일주의를 강조하지만 실패자에게 기회를 주고 육성을 해왔다. 부장 시절에는 모두가 기피하는 가장 힘든 부서를 맡아 구성원들을 육성하고 사내경진대회에서 수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다른 부서에 좋은 자리가 나면 부하직원을 적극 추천해서 성공하도록 지원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모두가 가장 기피하는 부서가 가장 근무하고 싶은 부서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였다. 심지어 과거에 상사가 이 분에게 리더십 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조직에서 성공할 수 없으니 스타일을 바꾸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다. 더 이상 성과지상주의로는 경영자나 기업이나 성공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ESG 경영이 강조되어 경영 성과 이외에 환경, 사회적 기여, 기업의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MZ 세대가 조직의 주류로 등장함에 따라 과거와는 다른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MZ 세대들은 조직에서의 출세보다는 인정, 소통과 성장을 더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사티아 나델라가 CEO가 된 직후 그의 첫 번째 사명을 ‘문화를 바꾸는 것’으로 규정했다. 내부 경쟁을 불러일으켰던 스택랭킹 시스템 폐지,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변경하고, 리더들을 공감 능력과 협력을 중시하는 인재로 대폭 교체를 했다. 사티아 나델라 시대의 미션은 내부 경쟁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구성원들을 임파워링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조직의 미션이 바뀐 결과, 관료화되고 부서 간 경쟁과 갈등이 심각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구성원들은 공감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술을 연결해 협력과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우리 기업에서도 리더십 개발 방법으로 코칭을 많이 도입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퍼스트 무버로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서 더 이상 상명하복식 문화로는 생존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간에는 임원 중심의 리더십 개발 방법으로 코칭이 활용되었지만, 최근에는 CEO들이 회사의 핵심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써 코칭의 역할을 확대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임원 시절 코칭을 경험한 CEO가 수평적이고, 소통이 원활하고, 창의적, 협력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변화 프로그램으로 코칭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체 임원과 부서장에게 코칭을 받게 하고 “보스가 아닌 코치가 돼라”라고 요구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이러한 시도를 하는 기업의 구성원들의 몰입도가 매우 높고 경영 실적도 좋다는 점이다. 외부 전문 코치를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내부 코치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제 코칭이 개별 리더십 개발의 차원을 넘어서 기업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영향력이 큰 프로그램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bhkim1047@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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