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이 강화되면서 강의와 코칭이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이동 시간이 평균적으로 2~3시간 정도 줄어들었다. 움직이질 않으니 몸무게가 자꾸만 늘어간다. 몸무게가 늘어가는 것과 더불어 가용시간도 그만큼 늘었다. 늘어난 하루 2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던 차에 강점 코치 양성과정 때 배웠던 내용을 깊이 있게 공부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세 달 가까이 강점 공부에 푹 빠져 있다. 이게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다. 34개의 재능 테마를 읽다 보면 마치 무협지 속의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는 것 같고, 살면서 만나온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사람들이 이렇게 서로 다르다는 걸 예전엔 너무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다. 재미만 있는 게 아니다. 성찰도 함께 있다. 재능은 힘의 원천이고, 다른 사람과 차별화해주는 능력이다. 그러나 재능은 양면성이 있다. 재능은 힘과 차별성의 원천인 동시에 맹점의 근원이기도 하다. 이는 사각지대, 잠재적 취약성, 맹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나는 이걸 ‘빛과 그림자’라고 부르길 좋아한다. 또는 ‘강점의 패러독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모든 테마는 양면성이 있다. 실행력이 강한 것과 너무 실행력이 강한 것, 유연한 것과 너무 유연한 것 등 ‘너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그게 곧 그 테마의 약점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재능 테마의 양면성을 이해하는 건 약점을 관리하는 동시에 인격 수양의 방법이 되기도 한다. 나는 이걸 ‘행복하게 성과를 내는’ 것이라 부른다. 또는 ‘성숙하게 성과를 내는’ 것이라 부르기도 한다. 재능 테마는 홀로 작용하지 않는다. 반드시 2개 또는 그 이상의 테마가 상호작용을 한다. ‘발상’ 테마와 ‘회고’ 테마가 상호작용을 하면 찰스 다윈이 되고, ‘발상’ 테마와 ‘미래지향’ 테마가 함께 작용하면 빌 게이츠가 된다. ‘미래지향’ 테마와 ‘신념’ 테마가 상호작용을 하면 마틴 루서 킹이 되고, ‘신념’ 테마와 ‘절친’ 테마가 함께 작용하면 테레사 수녀가 된다. 이처럼 테마의 상호작용은 신비롭다. 요리를 잘하는 셰프는 각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잘 버무려서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 반대로, 음식을 맛있게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재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재료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지 못한다. 재능 테마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재능이 없어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재능 테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테마의 상호작용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면 자신의 재능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걸 저절로 이해하게 될 것이고, 삶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재능 테마는 ‘존재하는 그 무엇’이 아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재능 테마는 ‘작용하는 방식’이다. 단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패턴’일뿐이다. 난 이 대목에서 오래 머물렀다. 처음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오랫동안 이 말을 곱씹어 본 후에 비로소 알게 됐다. 이 말은 우리에게 무한한 희망을 주는 메시지다. 재능은 ‘실재’가 아니라 ‘작용’이라는 말은 불교의 ‘무아(無我)’ 사상과 맞닿아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아’는 고정된 자아란 없으며 다만, 조건에 따라 반응하고 작용하는 일종의 패턴만 있을 뿐이라는 사상이다. 즉, 자아는 고정 불변의 실재가 아니라 조건에 따라 작용하는 일종의 패턴일 뿐이라는 거다. 그래서 ‘무아’다. 무아는 ‘무한한 가능성’의 다른 표현이다. 재능 테마가 ‘실재’가 아니라 ‘작용’이라는 말은 큰 희망을 준다. 이 말은 나는 고정 불변의 그 무엇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이해한 바에 의하면 재능은 고정 불변의 ‘있음’이 아니라 쓰면 쓸수록 더욱 샘솟는 ‘작용’이다. 우리는 이 작용을 통해 성과를 내고 성취를 이룬다. 그 과정에는 성찰도 있고 성숙도 있다. 재능에 대해 공부하면서 수시로 자신에게 묻는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iamcoach@naver.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
-
PREV [김성수] 워런 버핏의 지혜
-
NEXT [고현숙]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어떻게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