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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님, A사에서 우리 제품으로 결정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월 10억씩 판매하게 됐습니다.” “어, 그래. 잘 됐구만, 잘됐어. 이 차장, 그런데 B사 계약 건은 어떻게 되었지?” 정상무는 ‘잘 됐다’는 말만 건성 반복했다. 일년 가까이 노력해서 까다로운 고객을 뚫었는데 칭찬 한번 제대로 해 주면 안되나. 김팀장은 고생한 이차장 보기가 민망했다.

연구소 박소장이 수고했다고 김팀장과 이차장을 주말 골프에 초대했다. 이차장이 힘차게 티샷을 했다. 공이 쭉쭉 뻗었다. “굿샷, 굿샷! 이차장 스윙은 참 임팩트가 좋아. 공 맞는 소리가 동네 날나리 껌 씹는 소리 같애.” 박소장의 말에 다들 즐겁게 웃었다. 그의 칭찬은 듣는 사람을 항상 기분 좋게 만든다.

칭찬은 듣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어떤 사람에게 듣는 칭찬은 유달리 기분이 좋다. 다른 사람이 하는 칭찬은 기분이 좋지 않거나 심지어 기분이 나쁘다. 어떻게 하면 듣는 사람을 신나게 하는 칭찬을 할 수 있을까? ‘칭찬의 기술’은 무엇인가?

칭찬의 첫번째 기술은 결과는 물론이고 노력이나 과정 또는 역량도 함께 칭찬하는 것이다. 영혼없는 칭찬은 결과만 칭찬한다. 그냥 “김과장, 그 계약 참 잘 했어!” 까지만 하는 칭찬이다. 제대로 하는 칭찬은 “김과장, 그 계약 참 잘 했어! 대단해! 매일 야근하면서 바이어랑 통화하더니 결국 해 냈네.” 하고 김과장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이다. 골프에서라면 “굿 샷! 김과장은 허리가 엄청 유연해졌네. 완전 풀 스윙이었어. 연습 열심히 하나 봐.” 하는 거다. 김과장의 스윙에서 시작해서 노력으로 얻어진 유연성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칭찬해 준다.

상사나 동료에게 이런 칭찬을 들으면 칭찬받는 사람은 무뚝뚝한 상사가 평소 자신에게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노력과 과정도 인정을 받고 상대방의 관심도 확인하니 칭찬의 효과는 더 커진다. 그런데, 이런 칭찬을 하는 게 쉽지는 않다. 평소에 상대방에 대해 관심이 있어야 노력과 과정에 대한 칭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칭찬의 기술은 그 일로 인한 영향과 공(功)까지 칭찬하는 것이다. 김 과장에게 칭찬한다면 “와... 김과장, 그 계약 대단했어. 1천만불짜리라니! 매일 야근하면서 바이어 챙기더니 결국 해 냈네. 앞으로 우리 본부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만든거야, 베스트!” 하는 것이다. 골프의 경우라면 “굿 샷! 250미터는 갔어. 김과장은 허리가 엄청 유연하네. 완전 풀 스윙이 되니 공이 그렇게 멀리 가지. 오늘 김과장이랑 한편이니까 내가 줄 잘 섰는데.” 하면 김과장이 모두 내겠다고 할지도 모른다.

혼을 실은 칭찬의 세 번째 기술은 타이밍이다. 칭찬할 일에 대해 알게 되면 지체하지 말고 바로 칭찬해야 한다. 김과장의 수주 성공 소식을 듣자마자 이왕이면 다른 직원들 보는 앞에서 크게 칭찬하라. 골프에서 ‘굿 샷!’을 외칠 때는 클럽이 공에 맞는 소리를 듣고 1초 내에 해야 한다. 1초가 지나서 ‘굿 샷’을 들으면 ‘내 샷이 별로인데 억지로 접대성 멘트를 날리는구나’ 하고 의심하게 된다.

부하에게 칭찬을 하라고 하면 “칭찬해 줄 일이 별로 없는데요.” 하는 리더들이 있다. 칭찬은 평가가 아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마셜 로사다 (Marcial F. Losada)는 사무실 내의 대화와 회의록을 분석했다. 성과가 높은 조직은 그렇지 못한 조직 보다 리더가 구성원을 자주 칭찬하고 격려하며 인정해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고성과 조직에서는 긍정적인 말이 빈도가 부정적인 말의 빈도 보다 2.9배가 많았다.

칭찬은 상대방이 칭찬받을 만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칭찬할 만해서 하는 것이다. 상사는 부하에게 칭찬할 거리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칭찬은 다시 칭찬할 일을 만들기 때문이다. 칭찬은 피동형이 아니라 능동형이다. (*)

* 칼럼에 대한 회신은 chankoo.park@parkjamun.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