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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의 일과 삶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켜 왔다. 책 <2021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가장 뚜렷한 변화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이다. 집에서 일하는 시간은 2015년 18.4%에서 2020년 25.6%로, 집에서 자기개발하는 시간도 14.2%에서 30.7%로 늘었고, 유튜브나 TV를 보는 시간도, 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이 증가했고,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가전제품 소비가 늘었다고 한다.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직장인들에게 늘어난 것은 집안일 하는 시간과 제때 식사, 수면시간, TV 보는 시간이다. 심리적인 여유가 늘었고, 재미있는 것은 재택근무 시 ‘딴짓’하는 시간도 늘었다는 응답도 많았다.

모든 생활의 플랫폼이 된 집, 그리고 관계의 구조조정
과거의 집이 일과 공부를 마치고 돌아가는 휴식과 재생산의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일과 생활, 여가와 배움까지 다 이루어지는 일종의 플랫폼 공간이 되었다. 그래서 집의 개인적 공간과 쾌적함은 더 중요해진다. 문제는 이게 쉽지 않다는 거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청년들,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정, 생활 형편이 빠듯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치솟는 집값 전셋값의 고통은 의미가 가중되지 않을까 한다.

인간관계는 지금 구조조정 중이다. 오프라인 만남이 줄어드는 걸 사람들이 생각보다 싫어하지 않는다. 집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응답은 오히려 줄어들었다(2020년 4월 57.3%, 동년 8월 48.3%). 식사나 술자리가 줄어서 불편하다는 사람들(27.2%)보다, 안 만나니 개인 시간이 늘어나서 좋다는 사람(62.8%)이 훨씬 많다. 온라인 소통도 명확하고 시간이 절약되며, 안정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걸 보면 코로나19는 중요하지 않은 관계를 피하게 해주는 좋은 명분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냥 그런 의무적으로 만나던 인간관계는 이제 지속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성과가 중시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 리더십 필수
코로나19 시대는 일하는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한마디로, 일의 관계적 측면보다 일의 알맹이가 더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책에서,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 근무 태도보다는 성과가 더 중요하다는 압박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회의 때 말 잘하는 사람, 남의 성과에 묻어가는 사람, 바쁜 척하는 사람들은 이제 진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과 훨씬 잘 구별될 것이다.

리더십은 어떨까?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게 핵심이다. 위압적인 리더십이 아니라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리더십이 중요해진다. 거기에 시사점을 주는 것이 코로나 사태 이후 정부,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다. 정부의 매일 정기 브리핑과 재난 문자 서비스가 국민들의 신뢰와 안정감, 자부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전염병에 대한 빠르고 충분한 정보 제공이 핵심이었다. 여기서 교훈은 무엇일까?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충분히 소통하고, 투명하게 공유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비대면으로 일하는 상황에서는 일대일 소통 능력과 마음을 읽는 감수성이 더 중요해진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대하는 능력, EQ는 필수적일 것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elenko@coachingi.com 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