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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오면서 리더의 걱정이 늘어간다. 구성원에 대한 평가와 평가 면담은 생각만 해도 부담스럽다. 특히 상대평가를 해야 하는 팀장은 더 고민이 많다.

“모두 열심히 일했는데 꼭 한 명은 C를 줘야 합니다. C를 받으면 연봉 10%가 빠지니 너무 가혹합니다.”
“아무리 객관적인 근거 데이터를 제시해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요?”
“팀원마다 하는 일이 다 다른데 어떻게 상대평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누구는 A인데 왜 자기는 B냐고 이의를 제기하면 설명도 길어지고 구차해집니다.”


많은 관리자가 업무에 집중해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평가에 사용하면서도 본인은 물론 피평가자들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곤 한다. 공정성이 사회적 쟁점이 될 만큼 중요해지는 시대라 평가는 더욱 어렵고 힘들다.

어떻게 하면 공정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간단한 퀴즈로 문제에 접근해 보자. 한창 식욕이 왕성한 형제가 집에 와 보니 식탁에 먹음직한 케익이 있다. 어떻게 하면 케익을 공평하게 나눠 먹을 수 있을까? 형제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분배는 형이 자르고 동생이 고르는 방법이다. 자신이 과정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에 다소의 불만이 있더라도 감수할 수 있다.

평가에서도 구성원들을 평가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이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리더의 부담을 덜고 공정성을 높이는 대안이 된다. 다음과 같이 적용해 볼 수 있다.

1. 연초에 팀원들과 함께 평가 기준을 세운다. 평가 기준에는 각자의 KPI 뿐 아니라, 팀에 대한 기여도, 과제 난이도 등 정량적, 정성적 기준을 모두 고려한다.
2. 월별 또는 분기별로 각 팀원의 성과 상태를 리뷰한다.
3. 연말 평가 전 팀원들과 실적 발표회를 개최한다. 연초 결정한 기준에 따라 본인의 성과와 노력을 어필하고 함께 축하한다.
4. 팀원들은 비공개로 자신을 제외한 동료들에 대해 상호 평가를 진행한다.
5. 실적 발표와 상호 평가 결과를 참조하여 팀장이 평가를 완료한다.

실제로 이 방법을 써 본 리더들은 ”동료 평가가 결국 내 평가 결과와 같더라, 혼자 책임지는 부담이 덜고, 평가에 대한 불만도 줄었다.” 라고 말한다.

완벽한 제도는 없다. 다만 더 나은 제도만이 있을 뿐이다. 좋은 제도를 만드는 방법은 그 제도 안에 있을 사람들과 다양한 소리를 모아 함께 결정하는 것이다. 참여해야 헌신한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annjoo@gmail.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