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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급변하고, 정치환경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우리 관심사가 있다. 무얼 먹고 살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금 하는 일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 같은 주제다. 지금은 괜찮지만 이 일을 죽을 때까지 해야 할 것인가 같은 내용이다. 여러분은 무엇을 하면서 밥을 먹고 있는가? 왜 월급을 받고 있는가? 고객에게 무언가 가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밥을 먹고 있다. 관련한 키워드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고객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가치다. 만약 고객이 없다면 일도 사라지고 우린 굶어 죽을 것이다. 고객이 있어도 그들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거나, 고객이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불만을 품는다면 우리 일거리는 사라질 것이다. 그런 면에서 경영의 출발점은 고객이다. 고객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고, 고객 덕분에 내가 밥을 먹는 것이다. 잘 살고 싶은가? 그럼 고객에게 집중하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 애를 쓰라. 고객으로부터 눈을 떼지 말라.

택시를 예로 들어보자. 난 정말 오랫동안 택시를 애용하고 있고 지금도 열성적으로 택시를 탄다. 택시업계의 큰손이라 할 수 있다. 하루에도 서너 번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난 그들의 서비스에 불만이 많다. 괜찮은 기사도 있지만 정말 기본이 되지 않은 사람으로 차고 넘친다. 대표선수는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기사다. 수시로 만난다. 난 그런 사람은 택시업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담배를 피울 수는 있지만 왜 밖에서 피우지 않고 택시 안에서 피우는가? 왜 애꿎은 고객들이 그런 냄새를 맡아야 하는가? 인사도 하지 않고 내가 하는 말에 대꾸를 안 하는 기사도 많다. 어디를 가자고 했으면 뭔가 답을 해야 할 것 아닌가? 잔뜩 찌푸린 얼굴로 가만히 있는 기사를 볼 때마다 내가 왜 저들의 차를 이용해야 하는지, 저런 사람이 어떻게 아직도 기사를 하고 있는지 의심이 간다. 손님들에게 수시로 설교를 하는 사람, 젊은 여자만 만나면 온갖 쓸데없는 걸 질문하는 기사, 범죄자처럼 인상을 쓰고 슬리퍼 차림으로 운전을 하는 기사 등등… 난 그들을 볼 때마다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기사를 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그래서인지 내 주변에는 택시를 절대 타지 않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만 그들은 자기들 밥그릇 지키는 데는 열성적이다. 카카오나 타다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한 목소리로 그들이 자기 밥그릇을 깬다고 난리를 친다.

거기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 난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 않다. 택시업계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도 하고 싶지 않다. 다만 거기 관련 논의를 할 때 중심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고객이다. 정부도 택시업계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는 고객이다. 아주 중립적으로 고객에게 현재의 택시업계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결정할 수 있다. 현재 택시 서비스에 고객들이 만족하는가? 절대 아니다. 그들이 불만거리를 없애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가? 절대 아니고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은 없다. 그럼 결론은 명확하다.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해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것들이 나와야 한다. 우버도 들어오고 중국의 디디칭추도 들어와야 한다.

왜 차 하나 없는 우버의 시가총액이 현대차보다 높다고 생각하는가? 왜 사람들이 우버에 열광하는가? 기회가 된다면 미국이나 홍콩에 가서 우버를 한 번 타보라. 당신 역시 열광할 것이다. 요즘 미국에는 애기 엄마들까지 우버 기사로 뛰기 시작했다. 애를 학교에 보낸 후 남는 시간을 활용해 운행을 하는데 친절하고 상냥하다. 담배 냄새 같은 건 상상할 수 없다. 목적지를 말할 필요도 없고 정산도 할 필요가 없다. 자동으로 되기 때문이다. 피곤한데 기사와 말을 섞지 않아도 된다. 여러분이 고객이라면 담배 냄새 나고 상태 안 좋은 나이 든 기사와 상냥하고 쾌적한 우버 중 어느 서비스를 이용하겠는가? 볼 것도 없다. 그게 고객만족이다. 택시기사들은 새로운 서비스가 자기 밥그릇을 깬다고 주장하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에 대한 불만이 택시업계의 그릇 자체를 줄이기 때문에 그들이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이다. 부자들로 하여금 돈 쓸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현재 택시를 몰면서 돈을 벌기는 쉽지 않고 앞으로도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유는 고객이 줄면서 시장 사이즈 자체가 줄기 때문이다. 살아날 방법은 명확하다. 고객을 만족시켜,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면 된다. 서비스의 다양화와 차별화가 핵심이다.

고객을 만족시키면 살아남고, 고객이 떠나면 난 죽는다. 명확한 진리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늘 던져야 한다. 내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 중 나를 떠날 준비를 하는 고객은? 이미 떠난 고객은? 지금 고객은 아니지만 미래 내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고객이 원하는 건? 고객의 가장 큰 불만은? 불만해소를 위해 내가 현재 노력하는 건? 고객은 늘 나를 떠날 준비를 하는 사람이다. 내가 그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그들 역시 내게 등을 돌릴 것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kthan@assist.ac.kr 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