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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가요?
“매년 임원 계약을 갱신할 때는 언제라도 집에 갈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얘기는 합니다. 주위 사람들도 미리 퇴임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고 하는데 매일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지내느라 다른데 집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일하다 갑자기 퇴직하면 어쩌나 가끔 걱정이 됩니다.” “퇴직하면 제2의 인생을 알차게 사는게 꿈입니다. 근데, 미리 준비한다는 건 생각도 못해요. 요즘은 팀장에게 이런 저런 요구가 많네요. 52시간 근무제 등에 맞춰서 미팅하고, 직접 해야 하는 일을 좀 하다가 보면, 직원들은 퇴근해 없고 저만 남아 있어요.”

코칭이 시작되고 어느 정도 라포가 형성되면,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얘기를 꺼내는 고객들이 많다. 그런 고객들을 위해 ‘제2의 인생을 위한 다섯 가지 기둥’을 만들어서 공유하고 있다.

제2의 인생을 위한 다섯 가지 기둥
꿈을 꾸자. 자각夢을 꾸는 사람(Lucid Dreamer)의 얘기를 TV에서 본 적이 있다. 꿈을 디자인 하 듯 제2의 인생을 미리 디자인 하자. 하루를 어디에서 어떤 사람들과 어떤 활동을 하면서 보내고 싶은지 생각해 보자. '먹을 수 있는 정원'을 꿈꾸는 한 친구는 마음에 드는 나무와 꽃과 좋아하는 채소를 어디에 심을지를 상상하면서 행복해 한다고 한다.

내게 월급을 주는 통장을 만들어 놓자. 퇴직하고 나니 돈이 있어도 더 이상 수입이 없다는 불안감에 퇴직금을 쓰지 못하겠다며 위축된 선배를 보고, 나도 오랜 기간 월급에 젖어 있었구나 하는게 느껴졌다. 퇴임 이후 국민연금이 나오기 전까지 내게 월급을 주는 통장을 만들어 놓자.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https://100lifeplan.fss.or.kr)에서 생활패턴에 따른 재무설계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연금도 월 단위로 알 수 있다.

함께 건강관리를 하자. 한 선배의 얘기이다. “퇴직하고 10년을 지나보니 건강한 게 돈을 버는 거더라. 근데, 혼자만 건강해서도 안되고 파트너도 같이 건강한 게 중요하다.” 그 선배는 퇴직 전부터 고교동창들과 함께 주말 등산을 해왔는데, 한 동기의 와이프가 뇌졸증으로 오른손을 못 쓰게 되어 대신 살림을 하느라 더 이상 등산모임에 못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파트너와 함께 운동을 하거나 건강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퇴직 이후의 삶을 윤택하게 할 것이다.

매일 갈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놓자. 직장인이란 매일 일정시간에 집을 나서는 생활을 한 사람이다. 나도 공백기간을 갖게 되었을 때, 매일 갈 곳이 있다는 생각 자체가 안정감을 주었다. 집에서 가까운 헬스장, 카페, 도서관 등을 추천한다. 퇴직 후 몇 년이 되니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하는 아빠를 걱정하는 후배, 큰 맘먹고 퇴직금으로 골프 회원권을 샀지만 같이 갈 세명의 친구를 구하기가 어렵더라는 선배도 있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도 일본에서 자립이 가능한 초고령자들을 보니 “가까운 곳에 자기만의 운동장이나 체육관을 두고 있다. 매일 집 밖을 나가 외출하고, 낮에 햇볕을 쬔다. 멀리 있는 혈연·학연도 챙기지만, 사는 동네서 어울리는 친우와 단골이 많다”고 한다.

무엇을 배울지 정해 놓자. 고객과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고3때 공부 때문에 포기했지만 퇴직 후에는 시니어밴드에서 기타를 치고 싶다거나, 젊은 친구들과 스포츠를 즐기는 것을 좋아해서 퇴직 후에는 당구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등 시간만 나면 무엇인가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의욕을 불태운다. 퇴직 후 3개월이면 식사 모임도 끝나고 연락 오는 곳이 줄어든다고 한다. 미리 여유 시간이 주어졌을 때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정해 놓자. 선호하는 것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는 축복이다. 코칭 공부를 시작하면서 만나 지금까지 함께 해온 동료들이 있어 필자도 든든함을 느낀다.

그렇게 고객과 제 2의 인생에 대해 꿈꾸기를 마치고 나면, “지금까지 나를 품어준 회사를 위해 곁눈질하지 않고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회사가 지속 성장하도록 후배를 길러내는데 시간을 더 써야겠다.”며 현재에 집중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미래로 시선을 옮기면 열려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 열린 가능성은 긍정적인 태도로 이어지고, 긍정적인 태도는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하루에 10분만 내 미래를 꿈꾸는데 투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 칼럼에 대한 회신은 hjsunlab@gmail.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