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요즘 애들 어떻게 해야 돼?” 밀레니얼 세대 관련 책(요즘 애들은 츤데레를 원한다, 두앤북, 2019)을 출간한 이후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지인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비슷하다. 솔직하고, 때로는 무례하며, 가끔씩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는 밀레니얼 친구들과의 황당했던 에피소드를 늘어 놓는다. 어이가 없어 한바탕 웃다가도 심각해지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무거운 돌에 눌린 듯하다. “옛날 사람 인증?” 이라며 흔한 세대차이 농담으로 시작했지만, 내일이면 얼굴 붉혔던 그 친구와 마주해야 하기 때문에 개그는 어느새 다큐로 변해버린다. 리더들의 이야기에는 부하 직원들의 말과 행동, 즉 자신이 관찰한 ‘현상’이 대부분이다. 일을 맡겼는데 ‘못하겠다’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는 것, 하루 종일 삐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 질문을 해도 아무런 의견이 없거나 맡은 역할이 아닌데 오버해서 난리를 피운다는 것 등이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접하는 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평가 모드로 바뀐다. 결국 이렇게 판단한다. 요즘 것들은 뭘 스스로 하는 게 없어, 자기 생각을 분명히 표현하지도 않으면서 반대만 해, 너무 감정적이고 모든 것을 이상적으로만 생각해. ‘나 때는 안 그랬는데’ 걔들은 이상하리만큼 열정이 없거나 혹은 지나치게 용감하다. 반대로 평가를 마친 나의 이야기에는 ‘의도’가 담겨있다. ‘내가 지를 얼마나 생각하는데, 이게 얼마나 중요한 기회인데..’ 하면서 말이다.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본다. 얼굴 붉혔던 상황의 맥락과 의도를 파악해본다. 그 친구는 왜 그랬을까?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더 중요한 것은 “리더, 당신은 왜 그렇게 느꼈는가? 이다. “내가 이상한가?” 다르다고 생각한 지점에 많은 가정(assumption)들이 있다. 하기로 한 일은 (당연히) 다 끝내고 퇴근해야 한다. 직장에서는 개인의 감정을 앞세우기 보다는 (당연히)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일을 해 나가는 과정은 (당연히) 소상하게 상사와 공유되어야 한다는 것. 아니, 이런 건 너무 당연하고, 상식적인 것들 아니야? 당신의 ‘당연하고 상식적인 것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습된 것일 수도 있고, 상사로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은 잔소리였을 수도 있고, 나만이 터득한 생존 전략일 수도 있다. 그래서 당신은 이만큼 성장했고, 리더가 되었다. 그러나 당신이 생각하는 절대적인 상식과 가정은 모든 것을 유연하게 보려는 밀레니얼 세대에는 잘 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들도 역시 (당연히) 이러겠지, 하는 나름의 가정과 기대감을 갖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멈추고 생각하기 코칭 슈퍼비전 실습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힘들고 어려웠던 코칭의 처음과 끝을 복기해 본다. 고객이 진짜 원했던 것은 무엇이고, 나는 코치로서 무얼 하려고 했는가, 결국 코치가 중요하게 생각해 온 가정들 -코치의 세계관 혹은 인생 방식-이 코칭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밀레니얼 세대와의 관계도 비슷할 것이다. 당연하고 상식적이라고 생각했던 내 가정을 되돌아보자. 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건 왜 중요한가? 그래서,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그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 잠시 판단을 멈추고, 생각해보자. 내가 바꿀 수 있는 가정과, 바꿀 수 없는 소신이 명확히 그려질 때 리더로서의 자신감이 생긴다. 배려의 범위가 넓어지고, 가르쳐줘야 할 것이 분명해지고, 필요한 조언은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다. 결국 요즘 애들 이야기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잠시 잊고 있었겠지만, 성장 스토리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jhjung@coachingi.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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