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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퇴직 후 인생 설계에 대한 강의 요청이 많다. 백세 인생이라고 하는데 50대에 정년 퇴직하고 난 후에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이 많다. 건강, 경제력, 일, 인간관계 등이 주요 고민이다. 백세 시대는 우리 모두가 처음으로 맞이한다. 그래서 더 고민이다. 물론 100세까지 건강하게 일하면서 잘 살고 있는 김형석 교수도 있고, 열정적으로 후학을 지도하면서 귀한 유산을 남기고 있는 박창규 코치도 있다. 이분들은 모두 탁월한 소수다. 평범한 우리들에겐 머나먼 남의 얘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현재에 답이 있다.

석가모니가 말했다. “너의 과거 생을 알고 싶으냐? 지금 너의 모습을 보면 된다. 너의 미래 생을 알고 싶으냐? 지금 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면 된다.” 현재는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는 현재의 결과라는 말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기 때문에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없다. 현재라고 말하는 순간, 현재는 이미 과거가 되기 때문에 현재도 역시 없다. 그러므로 과거, 현재, 미래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관념 속의 시간일 뿐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궤변이다. 

다행스럽게도 이에 대해 켄 윌버가 알기 쉽게 설명했다. “과거는 현재의 기억 속에 존재하고, 미래는 현재의 기대 속에 존재한다. 과거와 미래는 이미 지나갔거나 아직 오지 않은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현재)에 모두 통합되어 살아있다.” 켄 윌버는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시간이 사실은 현재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현재를 일컬어 ‘영원한 현재’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직 현재 밖에 없다. 

백세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도 결국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다. 막연한 불안감에 걱정을 미리 앞당겨서 대출 받을 이유가 없다. 틱낫한 스님은 현재를 살아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아차림’을 제시한다. 설거지를 할 때는 설거지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면서 설거지를 하고, 우유를 마실 때는 우유를 마신다는 걸 알아차리면서 우유를 마시고, 숨을 들이 쉴 때는 숨을 들이쉬는 걸 알아차리면서 들이쉬고, 걸을 때는 걷는다는 걸 알아차리면서 걷는다.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을 알아차리면서 행동하는 게 현재를 살아가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거다. 

퇴직 후의 일을 미리 준비한다고 정작 현재의 일은 게을리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기도 전에 현재 직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 지금 현재 해야 할 일을 등한시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출근해서는 퇴근 후의 일을 생각하고 정작 퇴근해서는 내일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답답한 노릇이다. 이들은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교사로 30년 이상 근무한 사촌 형이 말했다. “몸이 있는 곳에 정신이 함께 있어야 한다.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는 사람들이 성공한 걸 본 적이 없다. 영어 시간에 수학공부하고, 수학 시간에 영어공부를 하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는 없다.” 

티벳 속담에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말이 있다. 불필요한 걱정은 내려놓고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라는 말일 것이다.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후배들에게 내가 하는 말이 있다. ‘고리채로 걱정 대출 받지 말고, 지금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해라. 원리금이 복리로 불어날 거다.’ 

현재가 모여서 인생이 되고, 현재의 행동이 모여서 곧 삶이 된다. 현재는 내 삶이 시작되고, 진행되고, 마무리되는 통합의 순간이다. 모든 것은 오직 현재에서 이루어진다. 현재는 마법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iamcoach@naver.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