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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검진 결과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긴장이 된다. 어디에 먼저 눈이 가는가? 당연히 기준보다 낮은 문제항목에 눈이 가곤 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볼 수 없도록 창조되었기에, 자신을 볼 수 있는 리더십 다면평가는 매우 좋은 제도임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다면평가 결과를 받을 때엔 마치 건강검진 결과를 보는 심정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다면평가 결과를 볼 때에 점수 좋은 항목들은 당연시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은 우선적으로 개선하려 한다. 마치 학생시절 점수 높은 과목 보다는, 점수 낮은 과목을 더 공부하려 했던 성적관리 습성으로 되돌아가려는 것과 같다. 미국의 리더십 교육 회사인 ‘Vital Smarts’ 에 의하면 직장인들의 87%는 상사로부터 자신이 무엇을 고쳐야 하는 지 지적을 받고도 이를 고치는데 실패한다고 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불편한 진실은 사람들의 장점과 단점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ㆍ단점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나, ‘우리가 얼마나 업무에 몰입하여 즐겁게 성과를 달성하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얼마전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중요한 상을 받은 한 기업의 임원을 코칭으로 만났다. 그의 리더십 다면평가 결과는 대인관계와 실행력 부문이 ‘강점’으로, 전략적 사고는 ‘개선’ 분야로 표시되었다. 잠시 평가 리포트를 옆에 두고 물었다. “이번에 받은 상은 얼마나 중요하며, 어떻게 해서 이 상을 받게 되었습니까?” 그랬더니 그는 “이 대상은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데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고요, 제가 뭘 했다기 보다는 중요한 지표에 영향을 주는 리더들을 찾아 다니며 그의 역할과 지표관리의 실행을 의논하고, 팀원들이 현장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라고 답했다. 나는 34개의 강점 카드를 보여주며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한 자신의 강점 10장을 고르게 한 후에, 10개의 강점들 하나하나가 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이야기하게 하였다. 그는 수상을 하게 된 숨은 이야기를 하면서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 자신의 성공스토리가 자신이 뽑은 10가지 강점으로 잘 정리되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이런 성과를 이룬 팀원들에게 어떻게 인정/축하를 하였습니까?” 하고 질문하니, 그는 잠시 침묵하다 답했다. “뭐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 아닙니까?” “그러면 이 상은 당연히 받을 수 있었네요?” “아뇨, 이 상을 받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팀원들이 꼼꼼하게 계획하고 아이디어도 내고 최선의 노력을 하였습니다. 내년에도 이 상은 꼭 받아야 합니다” “상무님은 성공의 재생산을 위해서 무엇을 하시려 합니까?”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팀원들이 이 상에 대한 충분한 자긍심을 느낄 때 성공의 재생산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고 말했다. 얼마 뒤 그를 다시 만났다.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지난주에 성공의 재생산에 대한 주제로 팀원들과 회의를 하다가 시간이 길어져 저녁 자리로 옮겨 맥주도 마시며 이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었는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원들의 이름을 기념 상패에 새겨 모두가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큰 상패를 만들어 모두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걸어두고, 또 다른 작은 상패 하나를 만들어 자신의 책상 위에 두고 매일 보면서 성공의 재생산을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팀원들이 큰 보상보다도 자신의 이름에 대한 자긍심이 더 높은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그러면서 진정한 상의 의미는 물질적 가치를 넘어 진심으로 자신을 알아주는 마음과 내면에서 나오는 자긍심이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강점인 대인관계를 통해 팀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로 집단지성을 높이고, 실행 강점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였던 것이다. 시험에서는 100점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현실은 100점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탁월함의 무한한 영역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약점관리는 우리를 보통 수준으로 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탁월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강점으로 100점의 한계를 넘을 때, 탁월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jwcc509@gmail.com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