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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스티븐 코비 박사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는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데 볼 때마다 내용이 다르게 다가온다. 올해는 ‘사랑은 동사(動詞)다’라는 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다. 

코비 박사에게 세미나 참가자가 물었다. “박사님, 아내를 사랑하는 감정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코비 박사가 대답했다. “아내를 사랑하세요.” 참가자가 항변했다. “더 이상 아내를 사랑하는 감정이 없는데 어떻게 사랑합니까?” 코비 박사가 말했다. “선생님, 사랑은 동사입니다. 사랑한다는 감정은 사랑하는 행동에서 나온 결실입니다. 먼저 사랑하세요. 그러면 사랑하는 감정이 생길 겁니다.” 코비 박사가 말했다. “반사적인 사람들은 사랑을 단순한 감정으로 여기고 감정의 노예가 됩니다. 반면에 주도적인 사람들은 사랑을 동사로 만듭니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주고, 감사하고, 믿고 지지해주세요. 먼저 사랑하세요.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당신이 행하는 그 무엇입니다.” 코비 박사의 말처럼 사랑은 무엇을 행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수단이 말이다. 표현하지 않은 마음은 드러나지도 않고 전해 지지도 않는다.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친한 사이일수록, 동료들끼리,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길 기대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어불성설이다. 말하지 않으면 귀신도 모른다. 

코칭을 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이 분은 직원들을 돕고 싶고 위하는 마음이 각별했다. 그런데 직원들이 자기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서 서운하다고 했다. 내가 물었다. “상무님, 지금 저에게 하신 말을 직원들에게도 표현 했나요?” 그 분이 대답했다. “그걸 쑥스럽게 어떻게 말로 표현합니까? 그걸 꼭 말을 해야 아나요?” 내가 물었다. “상무님 마음은 하루에 몇 번이나 변합니까? 우리는 하루에도 5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5만 가지 생각 중에서 어떤 게 상무님의 마음입니까?” “글쎄요. 말하지 않은 생각은 그냥 없어지는 거 아닐까요? 말로 표현한 생각만 전해지겠지요.” 우리는 박장대소했다. 

‘경상도 남편의 세 마디’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애들은? 밥 먹자~자자!’ 이 세 마디만 한다는 거다. 경상도 남자들이 무뚝뚝하다는 걸 빗대는 말이다. ‘꼭 말을 해야 아나? 척하면 삼척이지~ 이심전심도 모르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심전심’은 석가모니가 설법을 하면서 꽃을 빙글빙글 돌렸는데, 제자인 가섭만이 알아차리고 빙긋이 웃었다는데서 유래한 말이다. ‘염화시중의 미소’라고도 한다. 생각건대, 염화시중의 미소와 이심전심은 3,000년 전에 석가모니와 가섭 사이에 있었던 단 하나의 역사적 사건에 불과하다. 그 이후 현실에선 이심전심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아줄 수 있겠는가? 

무재칠시(無財七施)라는 말이 있다. 재물 없이도 할 수 있는 7가지 보시라는 뜻이다. 그 중에 한 가지가 언시(言施)다. 말로서 하는 보시다.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보시라는 거다. 언시는 말로 행하는 사랑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만나는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났어? 얼굴이 그게 뭐니?’ 반대는 어떨까? ‘좋은 아침~ 오늘 얼굴이 밝아 보이네~’ 

말이 세상을 만든다. ‘지옥에는 좋은 의도만 있고, 천당에는 좋은 행동이 있다’는 말처럼 마음만으론 한계가 있다. 표현하지 않는 마음은 드러나지 않는다. 말을 해야 비로소 마음이 드러난다. 사랑은 저절로 주어지는 감정이 아니라 말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사랑은 말을 통해 움직인다. 사랑은 동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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