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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현장에서 고객과 만날 때마다 느낀 것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리더일수록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며, 어떤 생각과 감정에 사로잡힐지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특히 조직의 리더는 복잡하고 다이내믹한 상황 속에서 수많은 결정과 도전에 직면하며, 때로는 숨 막히는 전투와 같은 치열한 삶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의 내면은 종종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곤 합니다.


우리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싸움, 그리고 그 싸움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류의 지혜 속에 담겨 있었습니다. 북아메리카 체로키 부족에서 전해 내려오는 마음의 균형과 감정 조절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어느 지혜로운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를 무릎에 앉혀 놓고 말했습니다. "사람 안에는 늑대 두 마리가 살고 있단다. 한 마리는 착해서 온순하고 사랑스럽고, 늘 기뻐하며 희망에 차 있단다. 다른 한 늑대는 악해서 화를 잘 내고, 질투랑 욕심이 가득해 우월감에 빠져 살고 있지. 두 늑대는 서로 먹잇감을 차지하려고 이를 갈며 싸우고 있단다."


호기심이 가득한 손자는 할아버지께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그럼 제 안에도 늑대가 있다는 거예요?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는데요?"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야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지!" 그러곤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대신 나쁜 늑대라고 굶주리게 놔두지는 말거라. 나쁜 감정을 궁지로 몰아넣기보다 그것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들어주는 것이 마음을 다스리는 데 이롭기 때문이란다."


저는 美갤럽 강점 코치로서, 고객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인지해서 발전시키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강점에 집중하는 삶은 바로 자기다운 삶을 살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점을 극대화하여 문제 해결이나 목표 달성을 하는 것이 코칭의 핵심입니다. 이는 곧 '착한 늑대'인 희망, 사랑, 기쁨에 꾸준히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체로키 이야기의 두 번째 지혜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바로 '나쁜 늑대'를 굶주리게 놔두지 말고, 그것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들어주라는 조언입니다. 이 '나쁜 늑대'는 종종 우리가 간과하는 ‘잠재적 맹점(Blind Spot)’과 연결됩니다. 강점이 너무 강해서 자기 자신이나 타인을 괴롭히는 아픔이 바로 맹점입니다.


예를 들어,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강점(책임, Responsibility)이 지나치면 타인의 어려움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을 몰아붙이는 강박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쁜 늑대'인 화, 질투, 욕심이 가득한 감정은 사실은 통제되지 않은 나의 강점이 역기능을 하는 맹점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왕성한 에너지를 토대로 새로운 도전과 목표를 이루어 내는 강점(성취, Achiever)도 쉬지 않고 야근을 밥 먹듯 하기에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은 번아웃이 올 수도 있으며, 개인과 조직의 강점을 살려 탁월성을 이끌어 내는 강점(최상화, Maximizer)은 까다롭게 결과를 평가하기에 같이 일하기 어려운 맹점이 되기도 합니다.


인생의 성패는 '나' 자신이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줄지 결정하는 오롯한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리더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우리는 자신의 강점을 의식적으로 키우고('착한 늑대에게 먹이 주기'), 동시에 그 이면에 숨은 감정과 맹점의 목소리를 용기 있게 경청하는('나쁜 늑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기성찰적 리더십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 칼럼에 대한 회신은 kkdaehee@gmail.com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